화물차와 빈차 연계 SW개발 우리정보기술 민경욱 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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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기름때로 얼룩지는 화물차 업계에 패기만만한 벤처기업가가 나타나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전시 대덕구내 소프트웨어 창업지원보육센터에 위치한 ㈜우리정보기술 대표 민경욱(閔卿旭.40)씨.

'공차(空車)정보 98' 이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국 화물차량의 출발지.도착지를 비롯한 이동 현황과 운전자 연락처, 예약여부를 온라인으로 한 눈에 파악하고 화주와 공차를 바로 연계시켜 준다.

閔대표가 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2년전. 복사기를 주문했더니 서울서 대전까지 2톤트럭에 복사기 한 대만 달랑 싣고오는 원시성(原始性)을 보고부터였다.

시장조사를 해 보니 97년 한해 도로수송 물류규모는 40조원에 이르나 화물차 업계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화주(貨主)와 화물차를 연계해주는 주선소(周旋所)가 전국에 1만3천여개 있으나 전산화율은 10%에도 못미쳤다.

운전자는 목적지에 도착해 하차를 하고 출발지로 돌아가려면 같은 방향의 화주를 찾아 헤매다 빈 차로 돌아오는 일도 허다했다.

閔대표는 공차를 수배해 화주와 연계해주면 화주는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운전자는 귀로가 보장돼 서로가 이익이 된다는 점에 착안,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동시에 프로그램이 개발돼도 사용자들의 네트워크와 정보공유가 있어야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화물 주선업자들을 묶어 지난 10월 전국물류정보협회를 탄생시켰다.

이와 함께 공차정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주선소들을 '물류넷' 이란 온라인망으로 엮었다.

현재는 전국 30개 지역에 거점이 있으나 내년에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1개씩의 거점을 갖춰 전국을 실질적으로 네트워킹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류넷 회원으로 서울 양재동에서 '현대물류넷' 이란 주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성학(趙成學.42)사장은 "과거 80%에 달하던 공차율이 물류넷 가동 이후 20% 이하로 떨어졌다" 고 말한다.

지금은 13평 공간에 직원 9명의 회사지만 閔대표는 이를 미국의 DHL과 같은 세계적인 물류회사로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물류넷은 우리정보기술이 개설한 화물운송 의뢰 웹사이트(http://www.truck.co.kr)나 전국대표전화 1588-5555에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다.

대전〓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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