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2004] 부시 54%, 케리 4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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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상승, 존 케리 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프린스턴 연구소가 8월 31일~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시와 케리의 지지율은 54% 대 43%로 부시가 두 자리 수(11%포인트) 우세를 기록했다.

부시의 지지율은 이 연구소가 8월 10일 실시한 조사에 비해 13%포인트 상승해 전당대회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부시의 업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도 7월 말 45%에서 52%로 상승했다. 그의 업무 지지도가 50%를 넘은 것은 1월 이후 처음이다. 1일 타임지의 조사에서도 부시(52%)는 케리(41%)를 역시 1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조그비 인터내셔널)에서는 부시가 불과 2%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케리 진영은 부시의 지지율이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55%에 근접한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닉슨.레이건.클린턴이 모두 9월 들어 상대방에 두 자리 수 우세를 확보하며 재선에 성공한 전례도 불안한 점이다.

◆부시 왜 뛰어올랐나=전당대회 효과와 함께 케리의 베트남전 무훈을 깎아내리고 반전활동을 공격하는 부시 지지단체의 TV광고가 뒷심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케리는 광고 공세가 본격화된 8월 내내 대응을 삼갔다. 대신 이라크전과 경제 비판에 집중했다. 그러는 사이 케리의 반전운동 사실이 TV로 낱낱이 전달되면서 보수층을 자극해 부시의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는 것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베트남전을 놓고 잠복해 있던 미국판 보혁갈등의 상처가 다시 부각되면서 보수층 결집으로 나타났다"며 "케리는 광고에 재빨리 대응했어야 하는데 시기를 놓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케리, 부시 아킬레스건 공격 시동=케리는 2일 "군복무를 거부한 사람들(부시와 체니)이 미국을 지키겠다는 나의 결의를 의심하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며 부시와 체니의 약점을 본격 거론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신을'대통령 부적격자'로 공격한 체니에 대해"수의계약으로 수십억 달러를 핼리버튼에 주고, 여전히 그 회사의 봉급 지급 대상에 올라있는 당신(체니)이야말로 미국을 이끌기에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승산 없는 이라크전 비판 대신 부시 개인에 대한 비난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참모진의 조언을 수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케리 진영은 9월 말 개시될 후보 간 TV토론에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부시가 올라서긴 했지만 선거의 키를 쥔 부동층은 전당대회보다는 TV토론을 더 많이 지켜볼 것"이라며 "여기서 부동층을 누가 더 많이 흡인하느냐가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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