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포켓몬스터'상품 홍수 어린이 상대 얄팎한 상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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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에서 수입된 인기만화 '포켓몬스터' 관련 캐릭터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만화. 퍼즐. 스티커.종이접기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요즘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는 용돈만 생기면 포켓몬스터 딱지를 사 모으는 일에 푹 빠져 있다.

이 때문에 딸아이는 이제 1백원짜리 동전은 별로 귀하지 않게 여기고 있을 정도여서 걱정스럽다.

그런데 며칠 전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또 포켓몬스터 백과사전이라는 것을 사왔다.

백과사전이라는 게 손바닥보다도 작은 수첩이었다.

내용이라야 이해하지도 못할 흉칙한 괴물들의 속성을 늘어놓은 것이 전부였다.

더구나 가격이 1천원이라니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연말을 맞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학교에 내야 했다.

알림장에 표시된 성금은 5백원 이상이어서 5천원을 쥐어주었지만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통해 북한 어린이들의 처참한 광경을 자주 본다.

그 장면을 본 누구나 모두 마음 속으로 울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의 가치를 모르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갈까봐 걱정이 앞선다.

강신복 <대구시 달서구 상인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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