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부족, 토론문화 부재… 국회 폭언·욕설 난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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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의원들이 국회 회의석상에서조차 상스런 말과 욕설을 마구 내뱉는 등 입법부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고 있다.

여야간 토론문화는 실종됐으며, 그 바람에 민생을 보살피는 국회의 기능도 마비증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에서 국민회의 국창근(鞠□根)의원이 의사진행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여)의원에게 다가가 "나이도 어린 게" 라며 손을 치켜드는 장면이 벌어졌다.

金의원은 "鞠의원이 '뺨이라도 맞아야겠다' 고 말했다" 고 흥분했고 鞠의원은 "뺨 얘긴 안했다" 고 부인했다.

국회의원들간의 폭언과 욕설사태는 이밖에도 여러 차례 벌어졌으며 일부 경우에는 멱살잡이와 폭행으로까지 번져 국민의 정치혐오를 부추기고 있다.

한나라당은 鞠의원의 공개사과와 상임위원 교체를 요구하며 윤리위에 제소했다.

여성 당직자들은 鞠의원을 여성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문제를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鞠의원은 "金의원에게 욕을 한 적이 없다" 고 주장했다.

숭실대 김장권(金長權.정외과)교수는 "여야의원들이 상대방의 얘기를 묵살하려는 바람에 문제가 발생한다" 며 자질부족과 토론문화 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손봉숙(孫鳳淑)소장은 "여성단체 합동으로 진상조사를 벌인 뒤 대책을 강구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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