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50명 넘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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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특수부대가 3일 오후 러시아 남부 베슬란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인질극을 전격 진압한 뒤 속옷만 걸친 한 어린이 인질이 응급차에 실리고 있다. [베슬란AP=연합]

러시아 남부 북(北)오세티야 공화국 내 학교 인질극 사태가 사건 발생 사흘 만인 3일 러시아 특수부대의 전격적인 진압작전으로 종료됐다. 그러나 작전 과정에서 150명 이상의 인질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진압작전은 이날 오후 1시15분쯤(현지시간) 시작됐다. 인질극 현장인 베슬란시 '제1학교' 체육관 건물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두 차례의 대규모 폭발과 함께 인질 수십명이 탈출을 시도하면서다. 도망치는 인질들을 향해 건물 안의 테러범들이 총격을 가하자 특수부대가 대응사격에 나서면서 전면적인 교전이 벌어졌다. 러시아 특수부대 요원 100여명이 곧이어 학교로 진입해 40여분 만에 사실상 학교를 장악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테러범들의 도주 및 양측 간 교전 과정에서 500여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부상자 중 7명 이상이 병원 도착 즉시 사망했으며 학교 내에서 어린이와 학부형 등의 시신이 10구 이상 수습됐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CNN은 인질이 수용됐던 체육관 내에서 150구 이상의 시신이 목격됐다고 현장을 둘러본 영국 ITV 기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테러범 중 적어도 5명이 사살됐으며 13명이 베슬란 시내로 달아나 현재 광범위한 수색작전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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