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폐시설 막은 40대 주부의 힘…고양시 '호텔저지' 시민대표 김인숙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경기도 고양시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전국 처음으로 시민들의 뜻을 모아 준농림지내에서 러브호텔 등의 신축을 금지시켰다.

17개 시민사회단체를 한데 규합해 이 운동을 실질적으로 이끈 사람은 40대 주부로 밝혀졌다.

주인공은 '준농림지 러브호텔.단란주점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 공동대표 김인숙(金仁淑.45.고양여성민우회 대표)씨.

金씨는 고양시의회 도시건설위가 지난 5월 시가 상정한 '고양시 준농림지역내 숙박업소 등 설치허용 조례안' 을 통과시키자 곧바로 시민운동에 나섰다.

여성민우회 회원 뿐 아니라 고양시민회.고양청년회 등 16개 시민단체의 동참을 호소했다.

같은달 24일 범시민대책위를 꾸리는데 성공했다.

25일부터 시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시위를 벌였으나 조례안은 같은달 27일 본회의를 통과하고 말았다.

金씨는 지난 6월 1일부터 시민 서명운동에 착수했다.

지난 10월 11일 1만7천2백71명의 연대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조례폐지 청원을 제출했다.

시 문예회관에서 주민토론회를 열기도 했으며, 고양시 관내 교사 1백명으로부터 러브호텔 건립 반대 성명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달 말 시의회 도시건설위에서 시민들의 요구가 대부분 관철된 개정 조례안이 통과됐다.

"시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해준 시의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힘을 한데 모은 모든 시민단체와 격려해 주신 주민 모두에게도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

金씨는 특히 "앞으로 일산신도시등 중심상업지구내에서는 무분별하게 허용되고 있는 러브호텔 건립을 제한하기 위한 시민운동에 본격 뛰어들 계획" 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