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3박자’ 되살아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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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달 생산과 소비·투자가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동시에 증가했다. 냉랭하던 민간 경기에도 점차 온기가 도는 모습이다.

통계청은 9월 광공업 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늘었다고 30일 밝혔다. 2008년 1월(11.7%)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3분기 전체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추석 연휴가 지난해 9월에서 올해는 10월로 넘어가면서 조업일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자동차(32.3%)와 반도체(23%) 생산이 워낙 늘었기 때문이다. 통계청 윤명준 산업동향과장은 “명절 이동 효과를 빼더라도 생산이 5.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0.2%로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 만에 80% 수준을 넘어섰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5.8% 증가했다. 기업들이 승용차와 트럭 등 운송장비와 반도체 장비 구입을 많이 늘렸기 때문이다. 설비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건설투자 역시 기성액(8.4%)과 수주액(58.4%)이 모두 늘었다. 특히 건설업은 그동안 정부가 발주한 토목공사로 연명하다시피 했지만 9월엔 민간의 발주가 61.8%나 늘었다.

소비재 판매액도 승용차와 가전제품이 두 자릿수로 증가한 영향으로 6.7% 늘었다. 통계청은 생산 증가분의 26%, 소비 증가분의 79%가 신차 효과와 세제 혜택 효과가 동시에 나타난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위원은 “설비투자와 소비가 늘어나는 등 경기부양책 효과가 서서히 민간으로 옮겨가는 조짐”이라며 “기저효과 때문에 4분기에는 지표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여 출구전략 압력도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누프 싱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으며 이는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정하도록 작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IMF는 이달 초에도 한국이 올해 -1.0%, 내년 3.6% 성장한다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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