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해외매각 유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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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대우전자 채권단은 미국계 투자회사인 왈리드 알로마와의 배타적 매각 협상기한이 9일로 성과없이 끝남에 따라 대우전자의 해외매각을 전면 유보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지난 9월 이후 왈리드 알로마와 대우전자를 32억달러에 일괄 매각하는 협상을 벌여왔으나 왈리드측이 갖가지 선결조건을 내세우며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3개월여에 걸친 협상이 무위로 끝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우선 대우전자에 대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계획을 착실히 이행하는 한편 회사를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한 뒤 1~2년 후에 유력 해외업체들을 대상으로 경쟁입찰에 부칠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8일 "왈리드 알로마가 기한내에 구체적인 인수의사를 통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

더이상 해외매각에 연연하지 않고 새로 선임된 경영진과 함께 대우전자의 가치를 키워 나가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 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최근 장기형 대우전자 신임 사장을 만나 ▶빠른 시일내에 대우전자 해외 현지법인을 통합 또는 현지 매각을 통해 현재 78개에서 50여개로 줄이고▶사업구조를 액정TV 등에 집중해 주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또 "향후 1~2년간 워크아웃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GE.톰슨 등 해외 유력 가전업체들이 대우전자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면서 "이후 국제 경쟁입찰에 부쳐 제값을 받고 판다는 것이 채권단의 방침" 이라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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