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폭력문제 해결"-마카오 초대 행정장관 에드먼드 호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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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마카오〓진세근 특파원]포르투갈의 식민지 마카오가 오는 20일 4백여년 만에 중국 품으로 돌아간다.

중국 회귀 10여일을 앞두고 마카오 특별행정구의 주민 45만명을 이끌어갈 에드먼드 호(何厚乎.44)초대행정장관을 만나 회귀후 정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에드먼드 호 행정장관은 지난 5월 1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2백명으로 구성한 행정장관선거위원회에서 선출됐다.

-회귀까지 2주도 채 안남았는데 어째 분위기가 썰렁하다. 마카오인들이 회귀를 반기지 않는 것인지.

"지난 97년 홍콩 회귀와는 분명히 다르다. 이유는 간단하다. 홍콩때는 불확실성이 짙었지만 마카오는 전혀 그런 게 없기 때문이다. 홍콩으로 면역주사를 맞았다고 할 수도 있다. "

-새 특구정부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 생각인가.

"'솔직히 말하면 야심적인 포부는 없다. 오히려 소박하다. '우선 교육과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힘을 쏟겠다. 시비(施肥)를 강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오랜 식민지 생활로 엉클어진 법체계를 반듯하게 바로잡는 것도 급선무다. 마카오를 매력적 투자시장으로 꾸미는 게 장기목표다. 사실 마카오 경제는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외적 요인들에 얽매여 있다. 외부경제의 소비력이 마카오의 행.불행을 좌우하는 식이다. '이런 의존도 줄이는 게 중요하다. "

-제조업 진흥에 나서겠다는 얘긴가.

"물론이다. 제조업을 위한 인센티브 방안을 찾고 있다. 제조업을 일굴 땅을 싼 값에 찾아주고 세금을 일정 기간 깎아주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레드 테이프(쓸데없는 절차 및 규제)' 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것만이 마카오가 살 길이다. "

-얼마전 도박왕 스탠리 호가 카지노 독점권을 3~5년 정도 연장하지 않으면 '싸움' 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명망 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카지노문제 협의위원회' 를 만들겠다. 여기서 독점해제 시기 및 방법, 카지노 육성방안 등 모든 문제를 다루겠다. 이 위원회에서 나온 결론을 특구정부의 시책으로 채택할 생각이다. "

-북한이 마카오를 거점으로 불법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의혹이 끈질기게 나돌고 있다.

"마카오는 중국 정부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모든 나라들을 존중하며, 어떤 차별적인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적인 얘기로 대신하겠다. "

-마카오는 백주에도 총격전이 벌어지는 곳이다. 이래서는 관광도, 경제부흥도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

"우선 마카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임을 강조하겠다. 이건 사실이다.

다만 최근 2~3년간 안좋은 이미지가 형성된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2~3년내 트라이어드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특구정부는 모든 합법적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트라이어드를 잠재울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뿌리뽑을 수는 없다. 범죄로부터 1백% 자유로운 땅은 없다. "

-마카오에는 '매춘 천국' 이라는 달갑잖은 꼬리표도 따라다닌다.

"마카오에도 매춘은 불법이다. 따라서 새 정부도 결코 매춘을 장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마카오는 자유도시고, 관광도시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술집과 나이트클럽은 필요하다.

앞으로도 특별한 범법행위만 없다면 이같은 유흥업은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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