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우학생돕기 '성북미술제전'여는 성북장학회 화가 32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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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건강이 악화돼 창작활동을 거의 못하고 있는 운보(雲甫)김기창(金基昶)화백도 '나만 빠질 수 없다' 며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전달해 왔습니다. "

7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성북구청 5층 대강당에서 불우학생 장학기금 마련을 위해 성북구 거주 화가 32명이 '성북미술제전' 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겉보기에는 여느 전시회와 별반 다름 없지만 화가 32명의 이웃사랑이 그림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시되는 작품 66점의 판매수익금 중 절반을 장학기금으로 내놓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 32명이 회원으로 있는 성북장학회(회장 徐世鈺)의 이같은 전시회는 올해로 10회째.

이 장학회 간사인 정하경(鄭夏景) 화백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예술인으로서 어려운 학생들이 학비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죠" 라고 말했다.

운보(雲甫)김기창(金基昶.86)화백 등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화가 33명이 뜻을 모아 지난 78년 불우 학생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첫 전시회를 열었다.

현재 회원으로는 동양화 부문에 김기창(金基昶). 서세옥(徐世鈺). 송영방(宋榮邦). 신영상(辛永常). 안봉규(安鳳圭). 이규선(李奎鮮). 임송희(林頌羲). 정탁영(鄭晫永).鄭화백 등 9명.

서양화 부문엔 권옥연(權玉淵). 노재황(盧在滉). 박복규(朴福奎). 변종하(卞鍾夏). 신수진(申秀瑨). 윤중식(尹仲植). 이규호(李圭晧) .이영은(李英恩). 장완(張完). 전성우(全星雨). 조덕환(趙德煥). 조문자(趙文子). 전창운(全昌雲). 차명희(車明喜)화백 등 14명이 참여하고 있다.

또 금누리. 민성래(閔晟來). 박병욱(朴炳旭). 최만린(崔滿麟)씨 등 조각가 4명, 김능성(金能成).김재인(金齎仁). 김충현(金忠顯). 엄현섭(嚴賢燮). 정환섭(鄭桓燮)씨 등 서예가 5명도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지난해 작고한 서예가 고(故)정재흥(정재흥)씨도 성북장학회 회원이었다.

이들의 마음은 78년부터 현재까지 초.중.고.대학생 1천1백31명에게 장학금 3억4천8백여만원을 지급하는 결실을 맺었다.

鄭화백은 "일반 화랑에서보다 저렴하게 작품을 판매할 계획" 이라면서 "조그만 정성들이 모여 어려운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글〓성시윤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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