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북핵 해결 없인 북·일 정상화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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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도 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역사를 직시하지 않으면 안된다.그러나 각국의 역사관이 다른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우며 일정 범위내에서 차이를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 정계 지도자 등과의 의견 교환을 위해 지난달 31일 방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50.4선) 일본 자민당 간사장은 1일 역사 인식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의원 당선 11년 만에 당 간사장에 오른 그는 언론의 총리 후보 여론조사에서 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외할아버지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 아버지가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이다.

-내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40주년인 동시에 한국의 해방 60주년이기도 하다.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나.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할 때 연간 1만명의 교류가 있었다. 지금은 하루에 1만명이 오간다. 일본에선 '겨울연가'를 비롯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큰 인기다. 5~6년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것이다. 적어도 일본에서는 마음의 벽이 없어진 결과다. 내년에 '나가자 미래로, 다 같이 세계로'라는 기치 아래 여러 행사를 성공리에 끝내면 양국의 유대는 강화될 것이다."

-북.일 국교 정상화 교섭을 어떻게 보나.

"북한의 핵.미사일.납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국교를 정상화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우리는 대화와 압력의 자세로 북한을 보다 좋은 방향으로 이끌려고 한다. 물론 기본적인 것은 대화이기 때문에 총리가 두 차례나 방북했다. 북한은 피랍 일본인 10명의 안부에 대해 성의있는 답을 해야 한다."

-일본 내에서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론이 부쩍 잦아졌다.

"일본인들의 불만은 두 가지다. 하나는 유엔의 적국조항에 따라 아직 일본이 적국으로 돼 있다. 또 일본은 미국에 이어 둘째로 유엔 분담금을 많이 내는데도 상임이사국이 아니다. 유엔 개혁의 움직임이 있고, 그 과정에서 상임이사국을 맡을 용의가 있다."

-이번 방한 때 여러 인사들을 만났는데.

"유익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리더로서 대단한 압박(pressure)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의 대통령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차분하고 침착한 분이지만 신념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달 말로 예정된 개각 때 입각하나.

"총리가 결정할 일이다. 그동안 두번의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쉬면서 공부를 하고 싶다."

오영환.박소영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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