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시세읽기]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에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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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업의 실적부진과 금요일 차스닥시장 거래를 앞두고 경계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 3000P가 붕괴되기도 했지만, 장 막판 저가매수세가 실적호전주로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9.87P(0.33%) 상승한 3031.33P로 장을 마감했고, 선전거래지수는 92.88P(0.75%) 오른 12505.33P로 장을 마쳤습니다.

주가 상승을 부추긴 재료는 11월 초 휘발유가격 인상, 자동차 지원정책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보도, 산업정보화부가 발표한 5대 산업 육성정책(하이브리드카, 해양공정장비, 비행기, 고속철도, 교통설비, 고부가가치 선박), 핑안보험의 1~3분기 순이익은 73.43억 위안(동 33%)을 기록하는 등 실적호전 소식이었습니다.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석탄관련주가 업종상승률 상위를 기록했습니다. 핑좡에너지(000780: 8.33%, 궈투신지에너지(601918: 3.77%), 옌저우석탄(600188: 3.25%)이 석탄업종을 2.42% 이끌었습니다.

실적호전으로 궈위안증권(000728: 6.54%)을 비롯해 전체 증권주가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하면서 3.61% 상승했습니다. 금융업종도 중신은행(601998: 2.41%), 닝뽀은행(002142: 2.14%)이 오름세를 주도하면서 1.1% 상승했습니다. 5개 항공주가 동반 상승했습니다. 하이난항공(600221: 6.30%), 난팡항공(600029: 1.70%), 에너차이나(601111: 1.55%) 올랐습니다.

철강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라이철강(600102: -5.28%), 파이철강(600581: -2.80%) 등이 하락했습니다.

중국증시는 지수 3000P 미만에서 투자위험이 적어 이번 주가 조정폭과 기간은 짧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핫머니의 유입 속에 시중의 유동자금이 풍부한데다, 비유통주 해제물량의 실질적인 압력이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1654개 상장기업 중에 803개 기업이 3분기 기업실적을 발표했는데,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 증가율은 2.8%에 달하고 3분기에만 40% 증가했습니다. 2분기보다 3분기에 실적이 호전된 기업이 415개 달합니다.

상하이선전 300지수 3329.33P +14.61P(+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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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위안화 약세정책을 포기하고 내수부양에 적극 나서라!

폴 크루그먼은 지난 22일 <뉴욕타임스>칼럼에 “중국의 막대한 무역흑자와 빠른 경제회복으로 위안화 가치가 상승해야 하는데도, 달러에 연동시키는 위안화 약세 정책으로 다른 나라들로부터 가뜩이나 불충분한 수요를 빼앗아 세계 성장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위안화 페그화로 유연성 부족, 글로벌 불균형 발생

사실 중국 위안화는 지난해 7월부터 달러당 6.82위안으로 사실상 다시 페그제를 실시하는 등 자국 산업을 보호해 왔답니다. 이로 인해 위안화의 유연성이 부족해지면서 외환보유액은 급격히 늘어나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같이 보는 근거는 위안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달러를 계속 사들이면서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2조 2700억 달러까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또한 올해 9월까지 보면 수출은 21.3% 감소했는데요, 노동집약적인 의류(-10.2%), 신발(-5.6%), 가구(-8.5%), 완구(-11.3%)의 감소폭은 미미했답니다. 세계시장은 줄었지만, 중국의 전통제조업 수출은 소폭 감소하는데 그쳐 다른 아시아 수출국의 고통은 그만큼 클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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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이 시장경제에 맞는 환율제도를 도입하라는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은 사회안정과 전통제조업체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비용이 들더라도 관리변동환율제도를 고수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결책은 내수부양에 매진하라!

위안화를 얼마나 절상시킬 것인가, 환율제도를 조정할지는 중국 자신의 이익에 따라 판단할 것입니다. 일본의 80년대 경험을 사례연구를 통해 배운 중국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환율정책의 조정이 아니라 어떻게 합리적으로 내수를 부양시키고 관리하느냐에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답니다.

1985년 “프라자 합의” 이후 급격한 엔고가 일본경제의 장기침체를 가져온 주요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견해는 전부를 설명하지 않을뿐더러 올바른 분석이 아니라고 일본의 싱크탱크인 “도쿄재단”의 세키야마 다게시(關山健) 연구원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플라자합의” 뒤에 급격한 엔고가 일본의 버블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다지만, 거품경제의 형성과 파괴, 거기에 경제전체의 장기적인 침체를 유발한 근본 원인은 일본 금융정책의 엇갈림과 내수관리의 미비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교훈을 중국은 참고해야 할 것입니다.

70, 80년대 일본은 거액의 대미무역흑자를 기록하자, 미국으로부터 내수 확대를 통해서 수출초과를 억제하도록 압력을 받았습니다. 일본은 내수 확대를 위해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면서 과잉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유입됐던 것입니다. 은행은 저금리로 인한 순이익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 확대에 나서자 손쉽게 기업들은 앞다투어 대규모 대출자금을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했답니다.

세키야마 다게시는 일본 경제의 버블붕괴의 주요인은 엔고가 아니라 통화정책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의 미에노 야스시(三重野康)는 1989년 12월 총재 취임후 지금까지의 통화완화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거품제거의 해결사 서민의 의적이라 불린 미에노 야스시 총재는 90년 9월까지 기준금리는 2.5%에서 6%까지 수직 상승시켰답니다.

이외에도 대장성(현 재무성)은 1990년 3월 토지 관련된 대출축소를 지시하자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고 주식시장도 폭락했습니다. 신용이 붕괴됐던 시점에서도 일본은 여전히 긴축정책을 계속했기 때문에 경제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 경기불황이 시작됐습니다.

그 뒤에도 일본경제가 장기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직접적인 원인도 엔고라기 보다는 부실채권을 조속히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기후퇴, 부동산, 주가의 하락과 동시에 기업실적 악화가 시작됐고, 그 결과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대출회수 정책으로 기업들은 자금 악순환이 빠졌답니다. 일본정부와 금융기관은 부실채권 처리에 관련된 결정을 미루면서 최종적으로 일본 내수를 악화시켜 경제를 장기침체에 빠뜨리게 했습니다

당시의 일본과 지금의 중국은 경제성장의 동력이 수출보다는 내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상승은 결정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적절한 방법으로 내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중국은 일본의 전처를 밟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지금 위안화는 절상 압력에 처해 있답니다.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중국경제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지만, 내수자극 통해서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선 위안화의 절상을 완만하게 가져가는 것이 중국에 장기적인 이익이 될 것입니다.

조용찬 한화증권중국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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