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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철책 낮시간대에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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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강원도 고성의 22사단 군사분계선을 넘어 26일 월북한 강동림씨가 절단한 3중 철책이 타원형으로 완전히 뚫린 상태로 있었는데도 해당 부대는 다음 날 오후 북한 방송이 월북 사실을 보도할 때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거 월북자들은 철책을 절단하고 넘어간 뒤 표시가 나지 않도록 자른 부분을 제자리에 맞춰놓았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강씨의 월북 당일 해당 부대원들이 정상적으로 경계를 섰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 전방 철책 경계병들은 밤새 밀어내기 식으로 약 10분 간격으로 자리를 이동하면서 철책을 지키고 있다.

군 관계자는 28일 “3중의 철책은 모두 가로 30㎝, 세로 40㎝ 크기의 타원형으로 뚫려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22사단 확인 결과 절단 지점에 구멍이 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철책이 뚫린 지점이 야간에 경계를 서는 초소 바로 옆인 점에 미뤄 월북 시점은 야간이 아닌 주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강씨는 철책 근무자들이 낮에 대공초소(고가 초소) 한 곳에서 북쪽을 주시하며 경계를 서고 있는 허점을 노려 월북했을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이 부대 경계병 출신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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