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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밀레니엄 맞이 일출·일몰 여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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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하루의 끝, 한해의 끝, 그리고 한세기의 끝에서 바라보는 일몰에는 삶의 회한과 아쉬움이 서려있다. 지는 해를 하염없이 바라보노라면 마음속에 남아있던 사랑과 미움의 찌꺼기들이 일몰과 함께 바다너머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해는 다시 뜬다. 기쁨과 슬픔의 추억을 녹여버린후에 솟구치는 태양은 언제나 희망의 상징이다. 특히 새해 아침을 여는 일출은 언제나 눈부시고 싱싱하기만 하다.

세월은 흘러 어느덧 1900년대가 막을 내린다. 이에따라 많은 사람들이 2천년 첫날의 일출을 보기위해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투어 일몰.일출 행사를 계획,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펴고 있다.

아직도 새해를 맞으려면 30일이 남았지만 유명 일출여행지의 호텔은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전국 유명 일출여행지와 숙박시설을 소개한다.

◇ 영일만 호미곶 (경북 포항)

새천년준비위원회가 '한민족 해맞이 축제' 의 일출국가행사지로 지정한 곳. 한반도 최동단에 위치한 호미곶은 육당 최남선이 조선 10경중 가장 아름다운 일출장소로 꼽은 곳이다. 한반도 꼬리 부분인 이곳은 일제때 일본학자들이 한민족의 정기를 차단하고자 쇠말뚝을 박기도 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서해안 변산반도의 '천년대' 마지막 일몰 햇빛과 호미곶의 일출 햇빛을 채화해 '영원의 불' 로 간직하게 된다. '전국6대 종교지도자의 새천년 메시지 발표와 함께 다채로운 문화예술 행사도 펼쳐진다.

◇ 추암해변 (강원 동해)

'애국가' 의 일출장면으로 유명한 곳. 기암괴석 사이로 갈매기가 날고 황금바다에 떠있는 고깃배들의 모습이 장관이다. 특히 기암괴석은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연상시켜 '추암 해금강' 이라고도 불린다. 암석지대 바로 앞에는 고려때 세운 해암정이 있어' 한층' 운치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 강구항 (경북 영덕)

소설속에서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풍광을 지녔다. 고깃배가 뱃고동을 울리며 항구로 들어서면 갈매기떼의 군무가 귀항을 반긴다. 드라마 '그대 그리고 나' 의 촬영지인 이 포구의 일출은 때묻지 않은 어촌의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정겹다. 강구항 일출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서는 삼사 해상공원에 오르면 된다.

◇ 정동진 (강원 강릉)

한적한 해변의 기차역에서 '모래시계' 방영 이후 가장 아름다운 어촌으로 변모된 곳이다. 특히 주말이면 해돋이를 보기 위해 찾는 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정동진의 매력은 밤기차를 타고 달려 드넓은 모래사장을 벗삼아 일출의 참 맛을 느끼는데 있다.

◇ 왜목마을 (충남 당진)

서해안에서 유일하게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작은 포구. 왜목마을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것은 포구가 서쪽이 아니라 동쪽을 바라보고 있는데다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독특한 지형구조때문이다. 동해 일출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면 왜목마을 일출은 소박하면서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특히 일출 순간 바다가 짙은 황토빛으로 물들며 길게 가로지르는 불기둥을 연출하는 장면이 일품이다.

◇ 향일암 (전남 여수)

해를 향한 암자인 만큼 웅장한 해돋이를 볼 수 있다. 향일암은 남해 금산 보리암, 낙산사 홍연암, 강화 보문암과 함께 국내 4대 관음기도처다. 특히 이른 새벽 바다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와 주변의 동백나무 숲, 새벽 암자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밖에 일출.일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변산반도(전북부안).낙산사(강원양양).꽃지해수욕장(충남태안).울릉도 성인봉.경남 통영 등이 손꼽힌다.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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