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바둑거장 10명중 4명이 한국인…월간 바둑 설문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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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부침을 거듭해온 지난 1백년간의 바둑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10인은 누구일까. 한국기원이 발간하는 월간 '바둑' 지 송년호가 프로기사.바둑기자.평론가 등 50인에게 물어 '20세기 바둑사에 영향을 미친 거장 10인' 을 선정했다.(다음은 시대순)

▶본인방 슈사이(秀哉.1884~1940)〓불패의 명인으로 불린 슈사이 9단은 세습제로 내려온 일본 본인방가(家)의 마지막 수장. 그는 본인방이란 이름을 양도해 현대기전의 효시인 '본인방전' 이 1939년 시작된다.

▶기타니 미노루(木谷實.1909~1975)〓젊은 시절 일본 최고수. 우칭위안(吳淸源)9단에게 한발 밀렸으나 은퇴후 기타니도장으로 일본바둑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내년에 이곳 출신 프로들이 5백단 돌파 예정.

▶우칭위안(吳淸源.1914~)〓무쌍의 실력으로 일본의 고수들을 모조리 격파한 중국인. '살아있는 기성' 으로 불리는 우칭위안 9단은 기타니와 함께 신포석을 창안하기도 한 반상의 거인이다.

▶조남철(1923~)〓불모의 한국 땅에 바둑의 불을 지펴 세계최강에 오르게 한 개척자. 41년 기타니도장에서 프로가 돼 45년 한성기원 설립. 이후 16번 이사를 다녔다.

▶조치훈(1956~)〓6살 때 일본행. 이후 본인방 10연패 등 일본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80년 명인쟁취는 한국에 첫번째 바둑 붐을 몰고 왔다.

▶조훈현(1952~)〓한국바둑은 일본의 신인왕 조훈현 9단이 72년 군복무를 위해 귀국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15년간 1인자였고 89년엔 응씨(應氏)배 우승으로 한국바둑을 세계정상에 끌어올렸다.

▶네웨이핑(攝衛平)〓일본의 고수들에게 9연승을 거두며 돌연히 등장한 중국의 영웅 네웨이핑 9단에게 중국정부는 기성 칭호를 내린다. 중국바둑 부흥의 기린아.

▶잉창지(應昌基.1915~1997)〓대만의 실업가로 바둑의 세계화에 자신의 재산과 열정을 평생 바친 인물. 그는 재단을 만들어 자신의 사후에도 응씨배 세계대회 등 많은 대회가 계속되도록 했다.

▶다케미야 마사키(武宮正樹.1951~)〓독특한 바둑관과 낭만적인 열정으로 중앙바둑을 개척한 인물. '우주류의 다케미야' 라고 불린다. 그로 인해 화점혁명이 일어났다.

▶이창호(1975~)〓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세계최강자. 모든 세계기록을 경신중. 느린 것으로 빠른 것을 격파한 인내와 달관의 기풍으로 바둑의 새 영역을 열고 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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