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싸움’ 들킨 하토야마 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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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 부부가 24일 태국 후아힌에서 열린 일본·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지난달 취임 이후 한국·미국 등을 오가며 활발하게 해외순방 외교를 펼치고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2) 총리와 부인 미유키(幸·66) 여사는 총리 전용기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25일 밤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한·중·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하토야마 총리 부부가 기내에서 손가락 싸움을 하는 모습이 니혼TV 카메라에 잡혔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전용기 안에서 하토야마 총리는 자리에 앉아, 미유키 여사는 일어선 채 상대방 엄지손가락을 누르기 위해 필사적으로 팔을 움직였다.

이튿날 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누가 (손가락 싸움에서) 이겼느냐” “종종 손가락 싸움을 하느냐”는 질문을 퍼부었다. 처음엔 영문을 몰라 머뭇거리던 하토야마 총리는 “그런 걸 어떻게 알았느냐”며 “도착 직전 잠깐 했을 뿐이다. 5년, 10년에 한번 하는 건데, 별다른 뜻은 없다”고 말했다. “누가 이겼는지는 몰라도 내가 지지 않았다는 건 확실하다”는 그는 “평소 아내와 악수하거나 손 잡을 일이 없으니 그런 식으로 잡아보는 것”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공무 수행 때도 가끔 부인과 동행하는 하토야마 총리는 미유키 여사를 “나를 비추는 태양”이라고 공공연히 말할 만큼 애처가다. 이달 초에는 장애인을 위한 패션쇼에 부부가 모델로 출연하는 등 부부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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