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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로비는 권력형 비리" 野, 보고서 유출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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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6일 드러난 옷 로비 사건 사직동팀 최종보고서 유출 파문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여권은 불똥이 청와대로 번지는 게 곤혹스러운듯 말을 삼갔다. 야당은 "권력형 비리의 진상이 드러나고 있다" 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 여야 표정〓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오늘 총재단회의에선 보고서 유출 문제는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 고 브리핑했다. 李대변인은 "특별검사가 알아서 할 일" 이라고만 짤막하게 말했다.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 등 국민회의 주요 인사들은 "잘못이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에 따라 엄벌해야 한다" 는 말만 반복했다.

전면 공세에 나선 한나라당은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에서도 대통령이 위증 때문에 물러났다" (河舜鳳사무총장)며 사건을 '한국판 워터게이트 사건' 으로 규정했다.

河총장은 "대통령에게 허위보고하고 공문서를 변조했으며, 피의자(연정희)에게 문건을 유출한 범죄행위가 사정중추기관인 청와대 법무비서관실에서 진행됐다" 고 지적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지표명은 바람직한 태도변화" 라면서도 "여권은 특검 수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라" 고 촉구했다.

◇ 예결위 추궁〓국회 예결위에서도 최대 이슈가 됐다. 특히 이날 부별 심의대상엔 대통령실이 들어있었다.

한나라당 이신범(李信範)의원은 자신이 입수한 박주선 법무비서관의 필적 일부를 공개하고 "延씨가 입수했다는 문건(사직동팀 최초보고서 추정문건)은 朴비서관이 직접 延씨에게 준 것인데 김태정 전법무장관이 뒤집어쓰고 있다" 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朴비서관 사퇴 소식에도 불구하고 추궁강도를 낮추지 않았다. 이규택(李揆澤)의원은 "사건을 축소.은폐한 것이 드러난 만큼 朴비서관에 대한 사법처리를 건의하라"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사건 전모를 직접 해명해야 한다" 고 몰아쳤다.

허대범(許大梵).전석홍(全錫洪).이신범 의원 등은 "朴씨 사임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초법적 역할을 하는 비밀경찰인 사직동팀을 해체하라" 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은 무거운 얼굴로 "수사결과를 보겠다" 고 대답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들은 취임 이틀째인 韓실장을 도우려는듯 단 한명도 질의를 하지 않았다.

이상렬.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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