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한인타운 '미래' 설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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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 사진 왼쪽부터 엄도용.윤정현.황진석.정복덕.조항만.공경일씨.

미국 뉴욕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30대 중반~40대 초반의 건축가 7명이 한인타운인 맨해튼 32가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공경일.엄도용.윤정현.장윤규.정복덕.조항만.황진석씨 등은 오는 8일부터 한 달간 뉴욕 한국문화원의 갤러리 코리아에서'새 비전, 32가 한인타운'이란 주제로 건축전시회를 연다.

32가 한인타운은 뉴욕 동포들의 얼굴이라 할 수 있지만 한국적 이미지가 부족하며 간판도 무질서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봄 정씨가 이를 개선해보자고 제의하면서 전시회를 추진해왔다. 이들은 그동안 퇴근 후 모여 일해왔으며 요즘은 막바지 모형작업을 하고 있다.

총무격인 정씨는 "같은 길을 걷는 선.후배들이 앞으로 한인타운이 이런 모습으로 재탄생하길 바라는 뜻을 담아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문화의 냄새를 맡을 수 있고 전체 도시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새로운 한인타운을 구상하고 있다. 공씨는 무질서하게 매달려 있는 간판과 조명을 다 뜯어내고 LCD 등 깔끔한 전광판으로 탈바꿈한 한인타운을 보여주고 싶어한다. 엄씨는 건물 벽을 한인타운의 역사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윤씨와 장씨는 상징적인 건물이나 관문에 관심이 많으며, 정씨는 32가를 한국 문화와 미국 문화를 잇는 가교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조씨는 기능성이 뛰어난 고밀도 빌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황씨는 자연의 모습을 이곳에 끌어다 놓을 궁리를 하고 있다.

뉴욕문화원의 정진용 큐레이터는 "7인의 아이디어를 한데 어우를 경우 미래의 멋진 한인타운이 그려진다"며 이번 전시회에 큰 기대를 표시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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