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사건 재수사] 이회창총재 DJ에 포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그동안 대여(對與)투쟁을 지휘하면서도 김대중(DJ)대통령에 대해선 가급적 공격을 삼가 왔다. 그런 그가 20일에는 이례적으로 DJ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검찰이 서경원 전 의원 방북사건을 재수사하는 것에 대해 李총재는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스스로에게 면죄부(徐씨로부터 1만달러를 받았다는 설과 관련)를 주려는 것" 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DJ를 향해 "이기적이고 비도덕적" 이라고 비난했다.

李총재가 이처럼 대(對)DJ 공격 선봉에 선 것은 까닭이 있다고 한다.

한 고위당직자는 "10년 전에 마무리된 徐씨 사건이 정권에 의해 다시 들춰지는 것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 金대통령과 국민회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 주장한 이 당직자는 "徐씨 사건을 재수사하는 이유가 'DJ의 혐의 벗기' 에 있음을 李총재가 직접 강조할 경우 대국민 설득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검찰의 徐씨사건 재수사는 호재(好材)" 라며 수사상 허점을 파고들 수단의 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徐씨 사건 당시 검찰총장이던 김기춘(金淇春)의원도 대여 공격을 위한 기획팀에 가세했다.

그는 "徐씨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검찰 수사를 받았으며, 검찰은 그 장면을 비디오로 찍었다" 며 "검찰은 고문당했다는 徐씨 주장만 흘리지 말고 보관 중인 비디오를 공개해야 할 것" 이라고 촉구했다. 또 "徐씨 보좌관이 환전한 2천달러는 DJ에게 갔다는 1만달러와 무관하다는 검찰 조서도 있다" 며 조서공개를 요구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