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애플·구글 … 글로벌 IT기업 활기 되찾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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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 및 소매업체인 아마존의 주가는 23일 하루 동안 27%나 폭등했다. 아마존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순이익은 68% 늘었다는 소식에 매수세가 폭발적으로 유입됐다. 그 덕분에 아마존 주가는 단박에 118달러대로 뛰어오르며 닷컴 열풍이 불던 시절인 1999년의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IT 대표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실적도 좋아졌다. 1년 전만 해도 MS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수모를 당했고 비용 감축을 위해 34년 만에 처음으로 대대적인 감원을 해야 했다. MS의 7~9월 매출은 129억 달러로 예상치(124억 달러)를 웃돌았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 호에서 “오랫동안 IT산업을 짓누르던 어두운 장막이 사라지고 있다”며 IT산업의 부활 소식을 전했다. 이 잡지는 IT 대표주자인 인텔·구글이 최근 탄탄한 순익을 내며 놀라운 실적을 내고 있으며 그동안 고전하던 인터넷 포털 야후도 예상보다는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애플은 지난주 99억 달러의 분기 매출이라는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마존의 e북 리더기 킨들 같은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 덕분에 증시 투자자들도 IT 주식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IT산업이 살아나더라도 IT가 과거처럼 경제 전반을 앞장서서 끌고 가는 견인차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지난해 워낙 경제가 죽을 쒔기 때문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수치는 예전에 비해 그다지 좋지 않을 수 있다.

또 애플·구글 등의 실적 호조는 가계의 소비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지만 IT 경기는 기업의 IT부문 투자 수요에 더 많이 좌우된다. 이런 점에서 IBM의 실적이 산업 전체의 회복 수준을 잘 보여주는 풍향계가 될 수 있다. IBM의 3분기 순익은 예상보다 좋게 나왔지만 매출은 1년 전보다 거의 7% 떨어졌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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