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면 맛·친절·청결” 음식점 개혁 깃발 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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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걸고 음식을 만드니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지요.”

대구시 동인동 부림회초밥 식당에서 배봉효(오른쪽) 사장과 대구시 권영배 식품위생담당이 주방장 경력안내판을 가리키고 있다. 대구시는 손님에게 식당 정보를 알려 주기 위해 ‘주방장 경력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중구 동인동 부림회초밥. 안내판을 바라보는 배봉효(41) 사장의 표정이 진지하다. 식당 입구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면 배 사장의 이력을 한눈에 알 수 있다. ‘Chef(주방장) 배봉효(Bae, Bong-Hyo)’ 란 이름과 그가 20여 년간 일했던 식당 이름들이 적혀 있다. “손님들이 요리 경력을 읽어 보곤 고개를 끄덕입니다. 제 자신을 홍보할 수 있어 좋습니다.” 배 사장은 “안내판이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만든 ‘주방장 경력표시제’다. 식당 주방장의 정보를 알려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주겠다는 의도에서 만들었다. 시는 최근 120개 식당에 이 같은 안내판을 설치했다. 싱가포르의 식당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대구시가 음식점 개혁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국제행사를 앞두고 식당의 친절·청결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라서다.

◆친절·청결한 식당 만들기=이른바 ‘맛의 고장 대구’ 만들기 프로젝트다. 대구시는 올 들어 한식·중식·일식 등 주요 식당 300곳을 돌며 현장 친절교육을 했다. 대구친절협회 강사들이 식당을 방문해 손님맞이, 음식 내놓기, 배웅 등의 응대법을 직접 교육했다. 전문가들이 식당 직원을 상대로 직접 시범을 보이며 가르친다는 게 특징이다. ‘현장 맞춤식 친절교육’이다. 시는 연말까지 이들 식당 중 100곳을 골라 친절업소 인증서를 전달한다. 선정된 업소에는 저리(연 2%)의 시설개선자금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줄 계획이다. 대구시 식품안전과 김흥준(41)씨는 “식당 업주를 한자리에 모아서 하는 교육과 달리 업주·직원에게 업소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시킬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식당을 새로 여는 사람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신규 영업자 5000여 명에게 친절·위생 교육을 하고 ‘친절·청결 가이드북’을 지급했다.

시는 다음달 열리는 대구음식관광박람회 때 ‘식당 친절시연대회’를 열어 우수업소를 선발하기로 했다.

◆음식산업 키우기 나선다=음식산업을 키우려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시는 찜갈비·따로국밥·납작만두 등 대구의 10가지 대표 음식인 ‘대구 10미(味)’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맛 투어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음식 관련 카페 운영자를 초청해 음식점 관광을 시킨 뒤 이를 소개토록 하는 방식이다. 올 들어 32명을 초청했다.

대구 전통음식의 유래·특징·맛 등을 이야깃거리로 만들어 소개하는 홍보책자를 발간하고, 대구음식을 상징하는 통합 브랜드도 연말까지 만들기로 했다. 음식 전문가와 애호가 200여 명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대구음식문화포럼도 9월 발족했다. 이 단체는 대구시의 음식 정책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는다.

대구시 권영배 식품위생담당은 “친절·청결·맛이라고 하면 대구가 떠오를 수 있도록 음식문화 개선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맛의 고장 대구’ 만들기

▶주방장 경력표시제

- 식당 120곳에 주방장 이력 등 표시

▶현장 맞춤식 친절교육

- 식당 300곳 방문해 친절·청결 교육

▶식당 친절시연대회

- 11월 대구음식관광박람회에서

▶맛투어 프로그램 운영

- 인터넷 카페 운영자 초청 팸 투어

▶통합 음식브랜드 개발

- 음식도시 이미지 심기 위해

▶사단법인 대구음식문화포럼 설립

- 대구시 대표음식 육성 등 정책 자문

자료: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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