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리뷰] 마광수 著 '인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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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지 않다' '인간의 역사는 발전하지 않았다' 등등. 연세대 마광수(국문학)교수가 펴낸 '인간' (해냄.8천원)에 담긴 주요 글의 제목들을 보면 여전히 도발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즐거운 사라' 사건 이후 삭여왔던 그의 생각들을 담아낸 '인간' 은 사람이 가진 추상성과 허구성, 그리고 위선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그의 주장은 '몸 중심의 인간' 으로 달려간다. 즉 몸의 상품화에 대한 담론이다. "정신이나 지식의 상품화는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몸의 상품화는 부정하는 것은 모순이다.

몸의 상품화는 인간을 정신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여 인간의 해방을 돕는다" 는 것. 그러면서 인간은 관능적 상상력을 통해 고통과 권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실용적 괘락주의 입장을 취하며 낙관적 미래상을 펼친다.

그의 주장은 상식의 틀과 항상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그 주장의 전개방식은 원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상식 수준을 크게 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마광수식 상품화' 의 특징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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