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e칼럼

2010년 재테크의 필수는 '환율지식 쌓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재테크나 투자를 할 때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은 시대가 되었다.

예전에는 재테크를 한다고 하면 금리 즉,이자율만 알고 있으면 되었다.

상품마다 거의 확정금리인 이자율을 보고 만기를 정하고 가입하면 1년 후,3년 후,5년 후의 만기금액을 예상할 수 있었으며 조금 더 신경 쓴다면 세금우대 여부 정도만 챙기면 재테크의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어떠한가? 금리는 물론이고 주식시장의 동향이나 특정 종목의 주가흐름이 내가 가입한 상품의 수익률과 하루마다 매 시간마다 연동되어 바뀌고 있으며 국내경제는 물론이고 해외 경제까지 알아야 하고 환율을 비롯한 다양한 투자관련 정보를 꽤 뚫고 있어야 그나마 남들보다 손해를 덜 볼 정도로 투자시장이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그 다양한 투자요소 중에서 최근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바로 환율이다.

1달러당 1,500원이 1,000원으로 바뀌더라도 ‘환율이 하락했다’,’원화가치가 상승했다’,’원화가치가 절상되었다’,’달러가치가 하락(절하)되었다’등 다양한 표현이 있을 정도로 환율에 대한 공부가 필요한 요즘이다.

환율(exchange rate)이란, 자국통화 1단위와 외국 통화 1단위의 교환비율을 말한다.

환율도 종류가 있는데 우선 그 표기법에 따른 종류를 살펴보자면 유럽식 방법은 외국통화표시 환율이라고 하며, 자국통화 한 단위당 외국통화의 비율로 표시한다.(예를 들어, 0.72달러/원)

미국식 방법은 자국통화표시 환율이라고 하며, 외국통화 한 단위당 자국통화의 비율로 표시한다.(예를 들어, 1160원/달러)

현재 우리나라는 자국통화표시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환율의 변동은 시장접근법이라고 해서 외환시장에서의 외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자 그럼 지금부터 환율이 상승했을 때와 하락했을 때의 경제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환율의 상승이란, 외환(달러)에 대한 한국의 원화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환율이 상승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출을 많이 하는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당연히 경상수지의 개선을 예상할 수 있다.똑 같은 양을 수출해도 환율이 올라서(원화가치 하락) 결제되는 원화금액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환율의 상승은 국내 재화의 외화표시 가격이 하락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원화 표시 수입 재화의 가격은 상승하게 되기 때문에 수입을 많이 하는 업체의 경우에는 그만큼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그 결과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이 감소해 경상수지가 개선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입을 해야 하는 물품이나 원자재가 있기 때문에 수입단가의 상승으로 국내 물가상승의 빌미가 되기도 한다.

미리 결론을 언급하면 안되겠지만 이래서 모든 것은 적당한 것이 좋다라고 하나보다.환율 역시 너무 올라도 걱정이고 내려가도 걱정인 대표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투자요소이다.비슷한 경우로 금리가 올라가면 예금자들이 좋고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좋지 않듯이….

이러한 환율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은 정부와 중앙은행은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하지 않도록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기업은 환율로 인한 수출증가와 하락에만 몰두하지 말고 실제적인 제품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환율변동과 관계없이 꾸준히 수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겠고 기업이나 개인은 외화표시자산과 부채를 적절히 관리하는 환 위험 관리를 함으로써 환율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

환율과 금리의 관계는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환율은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만약 우리나라와 미국에 있는 은행에 돈을 맡긴다고 하면 미국의 금리는 그대로인데 우리나라의 금리만 뚝 떨어진다면 당연히 국내 은행에 있는 돈을 빼서 달러로 환전해서 미국은행에 입금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

당연히 달러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달러의 가치는 높아지고 원화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따라서 환율은 올라간다고 보면 된다.

즉, 환율과 금리의 관계는 역의 관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 금리는 어떻게 보면 돈에 대한 즉,자국 통화에 대한 가치이기 때문에 금리가 내려간다는 의미는 자국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되기도 한다.

환율과 물가의 관계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환율이 상승하면 물가도 상승하고 환율이 하락하면 물가도 하락한다고 보면 된다.

순서를 바꿔보면 물가가 상승하면 수입업자가 유리하고 반대로 수출업자는 불리해진다. 예를 들어보면 천만 원하는 물건을 국내에서 사오는 것과 해외에서 사오는 것으로 비교해보면 국내에서 물가가 올라간다면 해외에서는 그냥 천만 원을 주고 물건을 사지만 반대로 국내에서는 물가가 뛰고 있고 물가가 뛴다는 것은 가격이 그만큼 더 오른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제는 국내에서 물가상승으로 인해 천 삼백 만원은 줘야 물건을 살수 있다 .여기서 3백 만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환율과 국내 경제와 연관시켜 보자면 환율이 상승한다는 얘기는 우리나라의 경제입장에서는 국가부채가 증가한다고 보면 된다.즉, 갚아야 할 돈이 1억$라면 1달러 1000원 일 때는 1000억 원이지만,환율이 1200원이 되면 갚아야 할 돈도 1200억이 되기에, 200억이라는 추가적인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것이다.

국가부채가 많아지면 국제적으로 신용도가 떨어지게 되고, 외국에서 외환차입을 할 경우 Libor금리에 붙는 가산금리가 오르게 되어 비싼 이자를 불고 외채를 빌려와야 하는 셈이다.그래서 원화가치가 하락(달러가치가 오르면)하면 국가는 그만큼 재정 자립도가 떨어지고,회사로 치면 신용도 하락으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1997년도 IMF외환위기 때 달러/원화 환율이 2,000원을 훌쩍 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만큼 환율의 변동이 치명적이고 중요한 국가경제와 가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외화를 많이 확보하면 그것으로 갚으면 되기 때문에, 외환보유고가 높으면 원화가치도 따라서 오르게 된다.

한화증권은 2009년 10월 12일자 리서치 자료에서 ‘좋은 달러약세와 나쁜 달러약세’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즉 환율이 올라도 걱정이고 내려가도 걱정이라는 다른 의미인 이 표현에서 우리는 환율과 경제와의 미묘한 관계를 알 수 있다.이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면 최근 환율의 변화 특히 달러의 전망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최근에 나타나는 달러약세는 원자재의 가격에 긍정적이다라는 1차원적인 결론을 내기보다는 달러약세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파악해야 한다.일반적으로 ‘좋은’ 달러 약세는 경기회복이나 신용여건의 개선을 동반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 나타났던 것처럼 달러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이머징 국가의 위험자산으로 달러자금이 유입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상품 중에서는 원유나 기초금속(구리,아연 등) 가격의 상승을 동반하기 때문에 달러약세가 또 하나의 투자기회라고 보면 된다.

반대로 ‘나쁜’ 달러 약세는 경기회복이나 신용여건 개선 없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인데 달러 표시 자산을 덜 가지려는 의도로 인해 자산가격 변화가 나타난다. 이 때에는 위험자산 가격은 별로 상승하지 않고 상품 중에서도 원유나 기초금속 보다는 안전자산인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내용이 좋지 않은 달러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 중요함이 있는데 10월 이후의 흐름은 후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경기상황이 양호한 이머징 국가들은 정책금리를 이미 올렸거나 조만간 올릴 것을 준비하고 있고 미국은 제로금리를 앞으로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달러유동성은 풍부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또한 진위는 확인이 안되고 있지만 일부 국가들이 원유결제를 달러가 아닌 복수통화 바스켓으로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뉴스도 들리는 것을 보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불안 요소이다.

달러는 브레턴우즈 체제가 붕괴되었던 70년대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지도 모르지만 글로벌 경기 탄력이 둔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자산(이머징 국가의 주식, 원유, 금속 등)에 무작정 투자하기는 아직 까지는 확실한 확신이 서지 않고 있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결과적으로 달러표시 자산보다 금/은의 비중을 늘리게 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향후 국제 금융시장과 투자시장의 동향에서 다음과 같은 예상을 할 수 있다.

첫째, 달러 약세는 앞으로도 추세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에 있어서도 이 부분을 꼭 감안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할 것이며 앞서 언급한 금융환경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이머징 국가들은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선진국에 비해서는 더 빨리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준 인사들이 금리인상에 관해 언급하고는 있지만 이는 급격한 달러약세나 기대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서 일 뿐 실제 액션에 있어서는 양적 완화부터 줄여나간다고 볼 때 정책금리 인상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있고 기축통화로서 달러가 단시간 내에 붕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양면성을 늘 가지고 있는 것이 투자라고 한다면 미국에 대한 채권국가들이 달러 가치의 안정을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할 것이고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보유 달러자산을 줄여나가면서 달러의 지위가 서서히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예상되며 물론 단 시일 내에 달러가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달러약세가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도 대비해야 하는데 달러 약세가 모두에게 항상 긍정적일 것인가도 고민해야 한다. 당분간은 금/은 등 귀금속 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나아가 다른 상품들도 원자재 수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비교적 강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품자산의 전반적인 매력도는 점차 상승하리라 예상되고 이 정도는 우려할 사항까지는 아니지만 근본적인 우려는 인플레이션인데 물론 지금처럼 경기가 정상화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미약한 상황에서 물가 걱정은 당장은 크지 않는다.하지만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약화되고 이에 따라 달러약세가 가속화된다면 경기 회복이 약간만 이루어져도 인플레이션은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고 이 흐름대로라면 대체로 2010년 중반 정도부터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리스크로 대두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결론적으로 달러의 가치는 상당기간 약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에 달러로 투자되는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거나 달러로 처리되는 대출 등의 활용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투자의 세계가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하나만 알면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그 하나를 통해서 또 하나,또 하나의 다른 요소들과 연결된 인과관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투자의 판단이 가능하다.

아는 만큼 성공하고 아는 만큼 수익률이 비례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부단히 금융,투자 지식습득에 노력하도록 하자.

서기수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