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흐름]반도체주냐 금융주냐…美증시 행복한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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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미국의 뉴욕 증시는 나스닥의 열기가 계속 상승세를 이끌고 갈 것인지, 아니면 금융종목이 주도하는 장세로의 판도 변화가 올 것인지가 이번주 최대 관심사다.

월가에서는 일단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3분기 중 미국의 노동생산성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4.2%로 나타나 인플레 압력이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또 이미 예정됐던 일이긴 하지만, ' 빌 클린턴 대통령이 금융법 개정안에 서명함으로써 활발한 M&A를 통해 거대 금융기관의 새로운 출범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우량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13일의 다우 지수 상승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시티그룹의 주가 상승에 영향받은 것이다.

반도체산업의 성장률 상향조정도 호재다. 메릴린치는 최근 2000년 반도체 산업의 성장 전망치를 18.6%에서 21.5%로 올렸다. 메릴린치의 조셉 오샤 분석이사는 "반도체업계가 통상 3~5년간 계속되는 상승주기에 들어섰다" '며 "반도체 기업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할 ? 이라고'고 말했다.

나스닥시장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 판정이라는 악재에도 아랑곳없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6일 발표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추가인상이 단행된다면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최근 11일동안 10차례나 최고기록을 경신했던 나스닥 시장은 조정기간을 겸해 하락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증시는 이번주에 대거 공개될 9월 결산 상장기업들이 실적에 상당부분 좌우될 전망이다. 일단은 영업실적의 호전이 예상되는 만큼 증시 여건은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16일로 예정된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일본은행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겠지만, 무엇보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가 이번주 일본 증시의 최대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유럽은 18일 유럽중앙은행(ECB)이사회가 예정돼 있으나 지난 4일 금리를 0.5% 올린만큼 이번 이사회에서 금리 추가 인상조치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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