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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국립묘지내 한글 안내뿐 외국인가족 갈피 못잡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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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며칠 전 날씨가 화창해 동작동 국립묘지에 가보니 단체관광객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온 것을 보았다.

정문에 씌어진 안내문을 읽어가며 아이들에게 국립묘지가 어떤 곳인지 알려주고 있었다. 외국인도 우리 현대사에 관심을 갖는다는 생각이 들어 내심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문제는 국립묘지 안으로 들어가면서부터였다. 그들은 그 넓은 곳을 어디부터 구경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는 것이었다. 정문에는 영어 안내문이 있었지만 정작 국립묘지 안은 아무런 영문 표지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정문 안에 설치해 놓은 국립묘지 안내도에는 한글만 적혀 있었다. 요즘은 웬만한 관광지.국립공원을 가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영문 표지를 해놓는다. 그만큼 관광객이 늘었다는 증거다.

또 외국인 관광객 중 판문점을 방문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한국전과 남북 대치상황에 대해 지대한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국립묘지도 한국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장소가 아니겠는가.

정문에만 영문 안내를 해놓고 정작 들어가면 아무런 설명이 없어 외국인들이 제대로 구경을 못하는 우리의 국립묘지. 작은 부분일지 모르나 우리의 역사를 외국인에게 제대로 알린다는 차원에서 영어 안내문을 설치해주길 바란다.

오선희 <서울 강서구 등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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