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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대목 소금·새우젓 값싼 중국산 포장바꿔 폭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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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내 젓갈 전문상가. 수십곳의 상점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둔 주부들로 붐비고 있었다.

상인들은 저마다 "믿고 사가라" 는 말과 함께 손님들의 옷소매를 잡아 끌었다. 김장용으로 요즘 가장 많이 거래되는 새우젓은 농수산물품질관리법에 의해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 돼있다.

상인들이 플라스틱 표시판에 기재한 원산지는 대부분 국내 지역. 중국산이라고 표기한 젓갈을 파는 업소는 한두곳에 불과했다.

노량진 수산시장과 함께 국내 최대 젓갈시장인 이곳에서 판매되는 새우젓은 그러나 원산지 표시와는 달리 상당 물량이 중국산이다. 중국산은 천일염을 쓰는 국산과 달리 값싼 암염을 사용한다.

또 인건비가 싸 70% 관세를 물어도 값이 국산의 절반에 불과해 국내산으로 속여 부당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취재진이 "고급 한식당에서 왔다. 최고급 젓갈을 많이 사려 한다" 고 하자 일부 판매상들이 판매 실태를 털어놨다. 상인들은 특히 '목포' 등 국내로 원산지를 기재한 표시판의 뒷면엔 '원산지〓중국' 이라고 적어놓고 있었다. 단속반이 닥치면 표시판을 간단히 뒤집어놓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올들어 10월말 현재 중국에서 수입된 새우젓은 1만2천2백여t, 5백68만여달러 어치에 이른다. 가락동 시장의 국내산 육젓(6월에 잡은 새우로 만든 젓갈) 상품 1㎏ 판매가는 현재 2만원선. 그러나 상인들은 "솔직히 말해 이건 다 중국산이다. 수십㎏ 이상 사갈 경우 1만5천원까지 주겠다. 국내산 고급품은 3만원까지 받는다" 며 진열대 뒤편에 있던 '진짜' 국산 새우젓을 꺼내 중국산과 구별하는 법을 설명했다.

값싼 저질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해 팔리기는 소금도 마찬가지.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0일 중국산 소금을 국산으로 속여 7만여㎏을 판매한 林모(46)씨 등 소금 도매업자 2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다.

경찰과 국립수산물검사소는 이달말부터 중국산 새우젓과 소금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도움말〓국립수산물검사소 검사과.보령수산 연구실)

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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