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이 말간 곤충 은실짜듯 울고 있는
등 굽은 언덕 아래 추녀 낮은 집 한채
나뭇잎 지는 소리가 작은 창을 가리고
갈대꽃 하얀 바람 목이 쉬는 저문 강을
집 나간 소식들이 말없이 건너온다
내 생애 깊은 적막도 모로 눕는 월정리
- 유재영(51) '다시 월정리'
읽어보니 시조였구나. 시조를 읽다가 시조 밖의 시라 한들 탓할 것도 없겠다. 벌레소리를 은실 짜는 것으로 나타내고 나뭇잎 지는 소리로 작은 창을 가린다 함이 어지간히 한 소식 들릴 듯하다. 누가 어디 가서 이만큼만 헤매고 이만큼만 깨치면 되리.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