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金] 키 크려면 특정 운동 해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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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헬스코치하느님께서 인간을 만드실 때 가장 고민한 부분 중 하나가 뼈라고 한다. 물론 우스개 소리일 수 있으나 그만큼 뼈는 기능과 구조에 있어서 많은 미션을 가지고 있다.

우선 첫째로 가벼우면서도 매우 단단해야 하는데 거기에다 움직임에는 지장이 없어야 하고, 둘째, 밖은 딱딱하나 안에는 물 성분을 간직하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셋째로 살아는 있으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점차 없어져 가야 하는 조직이어야 하므로 요즘 같은 첨단 시대라도 미션 임파서블이 되기 십상이다.

이처럼 뼈는 인간마다 다르면서도 비슷한 특유의 체격을 만들고 구조를 지지할 뿐만 아니라 몸 안의 장기나 기관들을 보호하고 수동적이긴 하지만 운동에 관여한다. 또한, 뼈 속에서 생산되는 골수는 적혈구를 만들어 내며 인간의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무기물을 저장하는 창고가 되기도 한다. 특히 골수는 마치 연탄처럼 한창 때는 빨간 적골수였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방으로 바뀌어 노란 황골수로 변했다가 늙으면 회백색으로 되면서 사라져 간다.

아이러니하게도 뼈가 자란다는 것은 뼈가 늙어 간다는 말과 동의어로 쓰일 수 있다. 왜냐하면 뼈를 만드는 과정이니 골화는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주위의 조직이나 연골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뼈가 완전히 만들어지는 나이 또한 25세 전후로 일찌감치 끝나게 된다. 그러므로 정말 나이가 들어서 오는 골다공증은 25세 때까지 만들어진 뼈가 얼마나 단단하고 밀도가 높은가에 따라 발병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뼈가 단단하게 성장하고 빨리 퇴화되는 것을 막는 데는 호르몬이나 영양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과 운동이다. 운동 가운데서도 체중의 무게를 이용한 운동이 좋으며, 특히 근력 운동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무게를 들고 하는 웨이트 운동이 뼈에는 좋다.

흔히들 뼈는 길이 방향으로 적절한 자극이 가해져야만 성장판이 자극받게 되고 뼈 속의 밀도가 증가하게 되므로 키가 크려면 물의 부력을 받는 수영보다 점프를 많이 하는 농구나 배구가 더 좋다고 알고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농구나 배구 선수가 평균적으로 크긴 하지만 수영이 키가 크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 박태환 선수의 큰 키는 뭘로 설명해야 할까. 점프 종목에 비해 수영 선수들은 키가 아니라 하지의 골밀도에 있어서 차이가 날 뿐이다.

뼈의 길이 성장에 중요한 것은 얼마나 뼈 자체에 물리적인 자극이 가해지느냐 이므로 물리적인 자극을 주기 위해서는 뼈에 부착하는 근육을 많이 움직여야 하고 근육을 많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보다 뛰든 걷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따라서 자전거를 타든 수영을 하든 줄넘기나 에어로빅을 하든 어떤 운동이든지 뼈에는 도움이 된다.

그런데 뼈의 길이가 아니라 뼈의 밀도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라면 뼈의 길이 방향으로 가해지는 힘의 임팩트가 필요하므로 점프 운동을 해야 한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각 연령대별로 발뒷꿈치들기부터 24인치 높이의 박스에서 뛰어내리기까지 실험한 결과, 운동 기간에는 물론 휴지기에도 골밀도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뼈라는 용어의 유래가 그리스어로 말라있는 부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듯이 뼈를 잘 말리기 위해서는 햇빛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햇빛은 피부에서 칼슘 섭취를 증가시키는 비타민 D를 만들어 주는 광합성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따라서 뼈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라면 실내 운동보다는 야외에서의 운동이 더 효과적이다.

며느리에게도 주기 싫어한다는 가을 햇살 아래서 폴짝 폴짝 뛰어 올라 용가리의 통뼈를 만들어 보자.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의학 오재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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