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소집의 명목은 ‘긴급 직원회의’. 하지만 사실상은 ‘긴급 정신교육’이었다. 최근 일부 청와대 직원들이 관련된 추문이 잇따르자 집안 단속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정 실장이 직원들을 급하게 소집한 것이다. 특히 지난주 기능직 직원으로 청와대 청소를 담당하던 송모씨가 맞선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불구속된 점을 감안해 기능직까지 모두 참석시켰다.
정 실장은 우선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직원들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걱정을 끼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들을 질타했다. 그런 뒤 “직원 모두 자신들의 위치를 다시 한번 새기고 마음을 가다듬어 달라”며 “대통령을 보좌하는 직원들은 모든 사람들의 주목의 대상이 되는 만큼 사소한 일에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작은 실수 하나도 국민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항상 긴장감 속에서 모든 일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성폭행 사건 외에도 청와대는 최근 크고 작은 구설에 휘말렸다. 지난달 인사비서관실의 한 행정관은 택시기사와 시비를 벌이다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달 들어서는 업무 권한을 둘러싼 신경전 끝에 한 비서관이 다른 비서관실을 찾아가 소란을 피운 일이 있다.
남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