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SBS TV '국악천년' 진행맡은 오정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국악 VJ(비디오 자키)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관객과의 거리감을 줄여야죠. "

영화 '서편제' 에서 눈먼 송화역을 맡았던 오정해가 브라운관에 진행자로 얼굴을 내민다.

SBS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국악 프로그램 '국악천년' (일 오전6시)의 진행을 맡은 것. MBC­FM '오정해의 국악으로 여는 아침' (일 오전5시)에 이어 이번에도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SBS에 국악 프로가 생긴단 얘길 듣고 너무 반가웠어요.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야 국악을 하겠다는 사람도 늘어나죠. " '국악은 촌스럽다' 는 생각을 바꾸놓는 게 급선무라고 한다.

"때문에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을 생각이에요. " 전통 국악을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포장하는 것도 대안 중의 하나라는 것. "무엇보다 보는 사람이 즐거워야죠. "

일목요연한 진행도 돋보인다.

"TV는 영상이 있기 때문에 부연 설명을 줄이려고 해요. 대신 핵심을 쉽게 짚어줘야죠. " 진행 중에 곁들이는 짧은 소리 한 소절은 남다른 맛이다. 아나운서가 아닌 국악인이 진행을 맡기 때문에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

전통 국악을 다른 장르와 결합하는 '크로스오버' 등의 시도에 대해서도 물었다. "젊은 사람에게 대뜸 시조 한 수 외우라면 좋아하겠어요? 다양한 형식을 통해 국악의 매력을 알려가는 작업은 필수죠. 그리고 국악 스타가 등장해 젊은층의 환호를 받는 것도 필요하고요. "

개편 때마다 신설과 폐지를 거듭해온 TV 국악 프로그램에 대한 입장도 확고하다.

"국악 프로가 시청자를 너무 의식하다보면 오히려 갈팡질팡하게 되죠. 분명한 색깔로 꾸준히 밀고 나가면 시청자가 따라오리라 봐요. 그래서 '국악 천년' 은 나열식 무대보다 '사랑가' 나 '이별가' 처럼 주제를 정하고 접근할 생각입니다. "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