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VJ(비디오 자키)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관객과의 거리감을 줄여야죠. "
영화 '서편제' 에서 눈먼 송화역을 맡았던 오정해가 브라운관에 진행자로 얼굴을 내민다.
SBS에서 처음으로 마련한 국악 프로그램 '국악천년' (일 오전6시)의 진행을 맡은 것. MBCFM '오정해의 국악으로 여는 아침' (일 오전5시)에 이어 이번에도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SBS에 국악 프로가 생긴단 얘길 듣고 너무 반가웠어요.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야 국악을 하겠다는 사람도 늘어나죠. " '국악은 촌스럽다' 는 생각을 바꾸놓는 게 급선무라고 한다.
"때문에 굳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을 생각이에요. " 전통 국악을 현대적이고 세련되게 포장하는 것도 대안 중의 하나라는 것. "무엇보다 보는 사람이 즐거워야죠. "
일목요연한 진행도 돋보인다.
"TV는 영상이 있기 때문에 부연 설명을 줄이려고 해요. 대신 핵심을 쉽게 짚어줘야죠. " 진행 중에 곁들이는 짧은 소리 한 소절은 남다른 맛이다. 아나운서가 아닌 국악인이 진행을 맡기 때문에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
전통 국악을 다른 장르와 결합하는 '크로스오버' 등의 시도에 대해서도 물었다. "젊은 사람에게 대뜸 시조 한 수 외우라면 좋아하겠어요? 다양한 형식을 통해 국악의 매력을 알려가는 작업은 필수죠. 그리고 국악 스타가 등장해 젊은층의 환호를 받는 것도 필요하고요. "
개편 때마다 신설과 폐지를 거듭해온 TV 국악 프로그램에 대한 입장도 확고하다.
"국악 프로가 시청자를 너무 의식하다보면 오히려 갈팡질팡하게 되죠. 분명한 색깔로 꾸준히 밀고 나가면 시청자가 따라오리라 봐요. 그래서 '국악 천년' 은 나열식 무대보다 '사랑가' 나 '이별가' 처럼 주제를 정하고 접근할 생각입니다. "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