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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노년시대] 6. 젊은이들이 꼽은 '좋은 노인' '싫은 노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젊은이들을 감동시키는 노인이 있는가하면, '늙는 것〓혐오스러운 것' 이라는 생각을 갖게하는 노인들도 있다. 젊은이들이 꼽은 좋은 노인, 싫은 노인을 살폈다.

<좋은 노인>

▶봉사하는 삶이 보기 좋아요〓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사시는 박출만 할아버지(71)는 동네 봉화산을 하루에 두 번씩 오르내린다. 처음엔 운동 삼아 다니는가 싶었는데 요즘에는 등산로의 쓰레기를 줍는데 더 목적이 있는 듯하다. 정년 퇴직 후 공동체에 기여하는 일을 찾고 싶었다는 할아버지. '이런 사소한 일에서 의미를 찾는다' 는 모습이 좋다.

▶늘 웃으시고 친철하세요〓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혼자 사는 김영숙 할머니(66). 오전에는 등산.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노인정에서 소일한다. 아이들이 인사하면 늘 웃으면서 사탕 한 알씩을 꺼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요구하기 전에 베푸세요〓경남 마산시 중앙동에 사는 김상이 할머니(73). 자식들이 어떤 물건을 사다주어도 '좋다' 며 고마워 하신다(나중에 알고 보면 필요치 않아 바꾸신 경우도 있다). 자식들 집을 방문할 때도 곤란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며느리가 찾아오면 커피도 끓여준다.

<싫은 노인>

▶예의를 잃어버려요〓주부 J씨(35.서울송파구방이동)는 "초등학생 아이들이 '할아버지가 아무데서나 틀니를 뺏다 꼈다 하는 것이 싫다' 고 하는데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고 말한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어떤 할아버지들은 일어나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지팡이로 앉아있는 사람 다리를 때리기까지 해요" 한 대학생의 볼멘 소리.

▶신세 한탄이 끝없어요〓젊었을 때 홀로돼 아들 하나만 키운 김영희(69)씨. 가족들이 조금만 뜻을 거스르면 신세 한탄이 쏟아져 나온다. "한 두번 들을 때는 괜찮지만 자주 들으면 지겨워져요" 손자 H군(16)의 말.

▶지나친 건강 염려증은 좀…〓부산 연산동의 이복순(70)할머니. 약탕기에는 항상 보약이, 가스레인지에는 '스스로 조제한' 풀뿌리가 끓고 있고 건강보조식품과 양약도 '한쪽에 '수두룩하다. "지나친 듯 해 오히려 건강이 염려되지만 '행여 '서운해 하실까봐 말도 못해요. " 한 가족의 얘기.

▶속마음을 감춰요〓서울 목동에 사는 정귀순(71)할머니. 자존심 강한 정할머니는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않고 아들이나 며느리가 미리 알아서 행동해주기만 바란다. "뭘 여쭈면 늘 '괜찮다' 고만 하세요. 그러나 정작 그 말을 믿고 안 해 드리면 토라지시죠. " 며느리 J씨의 한숨 섞인 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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