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서 퍼올린 미래 메시지… 김지하 강의집 '예감에 가득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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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율려운동' 을 주장하며 최근 논쟁을 촉발한 시인 김지하씨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미학강의집 '예감에 가득찬 숲 그늘' (실천문학사.1만원)을 펴냈다.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은 "도대체 김지하가 무슨 말을 하는거냐" 는 세간의 질문과 의혹 어린 눈빛에 대한 김지하 나름대로의 체계적인 대답이다.

명지대와 민예총 문예아카데미에서 행한 강의를 토대로 엮은 '예감에…' 는 저자의 미학 개념인 '흰 그늘의 미학' 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한에서 비롯된 그 '그늘' 이 다시 우주를 바꾼다는 '정역(正易)' 의 테마를 제시한다. 거기에는 '그늘' 의 민중미학적 의미와 세계 변혁에 있어서의 가능성이 들어있다.

그 과정을 거친 저자가 다다른 곳이 바로 '율려' 와 '고대회복' 이다. 김지하씨에게 '율려' 는 아득한 과거의 심층으로부터 퍼올린 메시지다.

무기력과 혼란이 판치는 이 시대의 비전은 새 감각과 새 해석을 통해 재창조되는 '고대로부터의 빛' 에서 나온다는 뜻이다.

그는 이 길이 "육십 년의 고통스러운 편력을 통해, 저 아득한 과거와 내 밑의 심층으로부터 솟아오는 메시지에 연계되어 있다" 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의 바람은 "이념의 썰물시대 학문이나 창작을 위한 상상력의 촉매제" 가 되는 것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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