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백합초등학교 독서열기…책 바꿔읽기·독서토론회등 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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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울산 남구 삼산동 백합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작아도 당당해 보인다. 주장이 뚜렷하고 생각도 제법 어른스럽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독서교육 덕분이다. 이 학교에 들어서면 책 읽는 분위기를 금방 느낄 수 있다. 복도.계단.게시판에서는 독서표어.좋은 책 소개 내용.독후감.줄거리 그림 등을 쉽게 볼 수 있다.

어린이의 독서습관을 길러 주기 위해 ▶한 달에 한번 부모와 서점가기▶온 가족 하루 30분 이상 책 읽기▶책 바꿔보기▶가족독서신문 만들기▶학부모 독후감대회 등 다섯 가지의 '가족 독서 운동' 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집에 방치해 둔 책 8천5백 권을 모아 도서실을 꾸몄다. 이 학교 학생 독서량은 한달 평균 10여 권. 부지런한 학생은 필독서 3권과 권장도서를 포함, 15~20권 정도 읽는다.

책을 읽지 않으면 '왕따' 당할 정도이다. 전교생이 빠짐없이 가지고 있는 독서메모장에는 책 줄거리.등장인물.독후감은 물론이고 주인공에게 쓴 편지.이야기 이어 짓기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한 달에 한 번 학급별로 독서토론회를 연다. 5~7명씩 둘러 앉아 줄거리.느낌 등을 발표하고 등장 인물의 성격을 분석한 뒤 격론을 벌인다.

5학년3반 李강철(11)군은 "책을 읽고 토론하면 줄거리가 쉽게 기억되고 옳고 그름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5학년 교실 게시판에는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작품 '어린 왕자' 에서 왕자가 꽃을 남겨두고 별을 떠나간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학생들의 엇갈린 주장이 적힌 글이 나란히 붙어 있다.

정문순(鄭文順)교사는 "독서토론회는 학생들에게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발표력.사고력도 길러 준다" 고 말했다.

올해 교육부로부터 독서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송치호(宋致皓)교장은 "어린 학생들이 책 속에서 꿈을 발견함과 동시에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독서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 고 밝혔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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