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화제 2제] 전국중·고생 자원봉사대회 여는 프루덴셜생명보험 최석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자원봉사는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참여의 장(場)입니다. 중.고생 때부터 자원봉사에 익숙해지면 진실로 '더불어 사는 사회' 가 될 것입니다. "

청소년시절 전쟁고아로 미국에 입양됐던 프루덴셜 생명보험 최석진(崔石振.60)회장이 불우 청소년들을 후원키 위한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를 2일 신라호텔에서 3일간 연다.

지난 4월 지역예선을 시작한 자원봉사대회는 그동안 각종 심사를 거쳐 지역대표 40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앞으로 불우한 친구들에게 어떻게 자원봉사를 할 것인지 토의하고, 그결과 선발된 10명에겐 금메달과 상금 1백만원이 지급된다. 이들은 이 돈을 갖고 나름대로 불우 청소년들을 위한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다.

崔회장의 미국식 이름은 양아버지인 성을 딴 제임스 최 스팩만. 어렸을 때 아버지를 여읜 崔회장은 한국전쟁 때 어머니마저 병사(病死), 졸지에 고아가 됐다.

16세 때인 55년 부산의 미군부대에서 하우스보이로 일하다 당시 미군 해병대 상사였던 스팩만의 눈에 띄어 입양됐다.

틈만 나면 영어사전을 들고 공부하던 그의 모습에 스팩만은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 이미 미국에 자매를 두고 있었지만 입양을 제의했다고 한다.

"말이 입양이지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게 두렵더군요. 하지만 공부를 하게 해준다는 양아버지의 약속을 믿고 인생을 걸었습니다. "

국내에서 정규 학력은 전무했지만 양아버지가 그의 나이에 맞춰 샌디에이고의 그로스몬드 고등학교 1학년에 편입시켰다.

"공부만이 살 길이라며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양어머니가 '청소년은 밤 10시가 넘으면 자야 한다' 며 불을 끄고 가면 한 시간쯤 기다렸다가 새벽 3시가 넘을 때까지 공부를 했죠. "

이같이 피눈물나는 노력 끝에 장학생으로 하버드대에 입학한 崔회장은 컬럼비아대학원까지 마친 후 미 공군 장교로 한국 오산비행장에서 3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양아버지의 후원 덕분에 이 정도까지 성공했으니 이제는 제가 본격적으로 이웃을 위한 일을 해야죠. "

최근 노환인 양아버지를 위해 '스팩만 장학재단' 을 하버드대에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는 崔회장은 "남을 돕는 것이야말로 참다운 인생의 길" 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