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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국제 경쟁력 높이기'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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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연세대, 학부 모든 강의 영어로

연세대가 학부의 영어 강의를 대폭 늘리고, 외국인 학생에게 문호를 대폭 개방하는 등 대학을 획기적으로 국제화한다.

연세대 고위 관계자는 30일 "미국의 조지 워싱턴대가 제주도에 분교 설립을 검토하는 등 교육시장이 본격적으로 개방되는 상황에서 외국 대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대학 체질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2010년까지 학부에서 동일한 과목을 한국어 강좌와 영어 강좌로 별도 개설해 학생들이 선택해 수강하는 '바이링구얼 트랙(bilingual track.이중언어강의)'프로그램을 도입할 방침이다. 교수진과 강의 내용을 외국 대학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려 외국 대학 진학을 위해 빠져나가는 국내 학생들을 흡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전체 학생의 3분의 1 정도를 외국 유학생으로 채울 계획도 세웠다. 한국 학생들의 국제화를 자연스럽게 촉진하는 동시에 외국인 한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일본.중국.태국 등 아시아권 학생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유치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연세대는 국제화의 전 단계로 모든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학부를 2006년 1학기에 개설키로 했다. 국내 다른 대학의 국제학부가 국제정치.국제경제 등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물리학.화학 등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를 다양하게 전공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국제학부의 이름은 연세대 창립자인 언더우드 1세의 이름을 딴 '언더우드 스쿨(가칭)'로 정해졌으며, 오는 10월 이사회 재가를 받은 뒤 본격적으로 학부 신설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학부 이름에 유명 인사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외국의 대학에서는 보편적이나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연세대는 국제학부 신설을 위해 그동안 조지타운대(미국).옥스퍼드대(영국).와세다대(일본) 등 국제학 분야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대학을 벤치마킹해 왔다.

박성우 기자

서울대, 교환학생 선발 확대…미국 생활비도 대줘

서울대가 해외 명문대에서 생활비까지 받으며 공부할 수 있는 교환학생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영어로 진행하는 강좌를 대폭 늘리는 등의 국제화 방안을 마련했다.

서울대 대외협력본부 관계자는 30일 "내년부터 우수 학생 10명을 뽑아 미국 북(北)아이오와 대학에서 생활비를 지원받으며 교환학생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도 경제적 부담 없이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려면 연간 50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학생이 부담해야 했다.

서울대는 또 외국 명문대와의 학생 교류를 늘려 내년부터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앨버타대에 해마다 25명씩 교환 학생을 보내기로 했다. 미국 프린스턴대.노스웨스턴대 등 명문 대학에도 학생을 보내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와 함께 서울대는 영어로 강의하는 강좌를 현재의 230여개에서 3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영어로 강의하는 교수진에게는 연구비 추가 지원 등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서울대 관계자는 "선진국 학생들이 한국 대학에 오려 해도 영어 강좌가 부족해 현실적으로 수강할 수 있는 강의가 적었다"면서 "영어 강의가 300개가 넘어서면 서구권의 명문대 학생들도 한국에 교환학생 등으로 와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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