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첫 탄광촌 마차리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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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광업소 마차탄광의 갱도를 활용해 만든 갱도체험관 입구. [영월군 제공]

광부들이 일을 끝내고 김치와 부침을 안주로 막걸리 대포 한잔을 마시던 마차집, 영월읍을 오가던 낡은 통근버스가 서 있는 버스 정류장, 주전자를 들고 양조장으로 아버지 술 심부름을 온 어린이. 1960년대 영월군 북면 마차리의 거리 모습이다.

남한 최초 탄광촌인 마차리 마을을 실제보다는 작지만 그때 모습처럼 재현한 강원도 탄광문화촌이 20일 문을 연다. 강원도가 탄광지역 생활 현장 보존·복원사업으로 추진했다. 2006년부터 125억원이 들어갔다.

마차리 탄광촌은 일제가 삼척 등 강원도 남부 탄전지역 개발을 위해 35년 남한 1호의 영월광업소 마차탄광을 세우면서 형성됐다. 마차탄광의 무연탄을 연료로 영월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삼척 도계광업소·태백 장성광업소 등 강원도 남부 탄전지역을 개발했다. 마차탄광은 58년 이승만 대통령이 시찰할 정도로 당시 국가 중요 기간시설이었다. 마차리는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60년대 중반에는 인구 2만여 명의 탄광촌으로 성장했으나 86년 마차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폐광촌으로 전락했다.

8만8556㎡ 부지에 조성한 강원도 탄광문화촌은 당시 탄광사무실을 리모델링한 탄광생활관에 4개 공간으로 나눠 이발소와 술집·주택가·공동시설을 재현해 광부들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탄광체험관은 갱도 100m(왕복 200m)를 걸으면서 다양한 영상매체와 작동 모형을 통해 굴진과 채탄 등 석탄 채취 과정과 당시 광부들이 느꼈던 애환과 희망을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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