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학교 통폐합에 대한 주민과 동문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학교 통폐합은 통학 거리, 교육 서비스 수준, 입시 등이 얽힌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강남교육청이 올 7월 대청초등과 영희초등교의 학부모·학교운영위원·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대청초등교는 74.1%, 영희초등교는 47.5%가 통폐합에 반대했다.
강남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자녀의 통학 거리가 멀어진다는 데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통폐합의 장점과 당위성을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남교육청은 규모가 커지는 영희초등교에 수영장과 각종 문화공간 등을 갖추고 비워질 대청초등교 부지에는 지역 내 과학교실 등이 통합된 특수교육센터나 지역주민을 위한 평생교육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강남교육청이 학교 통폐합을 추진함으로써 서울시내 다른 소규모 학교의 재편 움직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71년 580만7000여 명에 달했던 전국의 초등학생 수는 2008년 267만2000여 명까지 줄어들었다. 서울은 학급당 학생 수가 가장 적은 곳(종로 교동초등교 15.5명)과 가장 많은 곳(은평 역촌초등교 43.4명)의 차이가 세 배까지 벌어졌다. 올 8월 농어촌 500개 학교의 통폐합 계획을 밝혔던 교육과학기술부는 영희초등과 대청초등교 통폐합 작업을 계기로 대도시 학교 통폐합도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교과부는 현재 통폐합에 성공한 학교 측에 연간 운영비를 세 배 인상해 지원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현재 학교 용지를 매매할 경우 공원이나 임대아파트 부지 등으로만 이용하도록 제한한 조례가 있어 특히 사립학교의 통폐합과 이전 작업이 쉽지 않다”며 “학교 용지 관련 조례를 개정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