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심청각· 심청동상 건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백령도를 효(孝)의 메카로 만들자. "

심청의 효심을 기리는 심청각이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세워졌다.

총 건설비 29억원을 들여 착공한지 3년여만이다.

지난 21일 오후 3시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전통 한옥 구조의 심청각(연면적1백9평)이 해발 99.9m의 북산(北山)정상에서 아담한 모습을 드러냈다.

1천3백84평 부지에 건립된 심청각은 1층이 심청전 전시관·심청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모형물과 심청전 관련 고서 8권이 전시돼 있다.

1925년 나운규 주연의 영화 '효녀심청전' 대본, 윤이상씨의 오페라 '심청' 악보 등도 진열돼 있다.

심청전 판소리나 마당극 심청전도 비디오를 통해 볼 수 있다.

심청각 2층은 옹진군 홍보관과 휴게실로 꾸며져 있다.

옹진군 관내 명소와 효녀 심청이 몸을 던진 인당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입체지도 모형이 눈길을 끈다.

망원경을 통해 장산곶 등 북녁땅을 바라볼 수 있다.

심청각 옆에는 효녀 심청상이 고즈넉이 서있다. 높이 3.6m로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전 아버지가 계신 쪽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심청각 앞에는 심청 효비(孝碑)가 서있다. 이 비석에는 '심청의 효, 인류 구원의 불빛' 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옹진군이 심청각 건립에 나선 것은 지난 95년12월. 백령도 곳곳에 효녀 심청의 숨결이 진하게 배어있기 때문이다.

백령도 두무진에서 북쪽으로 12㎞쯤 떨어진 황해도 장연 앞바다는 심청이 공양미 3백석에 팔려 몸을 던진 인당수가 있는 것으로 학자들 사이에 알려져 있다.

또 백령도 서남쪽에서 대청도 쪽으로 3㎞ 떨어진 곳에는 심청이 용궁에서 연꽃을 타고 인간 세상으로 다시 나왔다는 작은 연봉바위가 있다.

김성일(金聖逸)백령면장은 "가을리에는 沈씨들이 실제 일부 살고 있다" 며 "심청각 건립을 계기로 백령도가 효의 고장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 고 말했다.

백령면은 심청각을 당분간 일반에 무료개방하나 올해 말부터는 5백~1천원씩 입장료를 받을 계획. 개관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032-836-1771.

백령도〓김상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