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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중공업사태 파국조짐…경찰청, 공권력 투입 임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휴업 중인 전남 영암군 삼호면 한라중공업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경찰은 노조가 점거하고 있는 한라중공업에 대해 조만간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나섰으나 이 회사 노조는 강경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대길(李大吉)전남지방경찰청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라중공업 불법 파업사태가 두달을 넘기는 등 장기화하고 있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며 "국가공권력 확립차원에서라도 경찰력을 투입하겠다" 고 밝혔다.

李청장은 "2~3일 더 노사 협상을 지켜본 뒤 지역 여론 등을 살펴 최종 투입시기를 결정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한라중공업 위탁경영주체인 현대중공업과 노조가 교섭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막판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한라중공업 주변에 8개 중대 1천여명의 경력을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이에 앞서 20일 한라중공업 노조를 방문, 노조위원장 권성원씨 등 노조간부 18명에 대한 긴급체포영장을 제시하고 강력대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라중공업 노조는 지난 8월18일부터 해고자 복직과 임금·단체협상 원상회복 등을 요구하며 65일째 전면 파업 중이다.

노조관계자는 "사업장 내에서 1천3백여명이 숙식을 하며 지내면서 초대형 크레인 등에 한달 이상의 비상식량을 비치, 투쟁의 강도를 높여왔다" 며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경찰력 투입 수순을 밟고있는 것은 평화해결 의지를 짓밟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계속될 경우 경영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었다.

영암〓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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