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은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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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기존 주택에 비해 대출 규제가 덜하고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 분양시장에 주택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인천시청 앞에 마련된 인천 영종지구 한 아파트 견본주택이 18일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연합뉴스]

“분양가가 싸고 규제도 덜해 (견본주택을) 둘러보러 왔어요. 당첨되면 내집 마련도 하고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인천 영종지구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40대 주부)

가을 분양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최근 문을 연 인천 영종·청라지구 등 수도권 주요 지역 견본주택은 지난 주말 방문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이 총부채상환비율(DTI) 확대 등의 영향으로 위축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인천시청 앞에 마련된 영종지구 동시분양 5개 업체(7468가구) 견본주택에는 주말 동안 2만여 명이 다녀갔다. 개관 첫날인 16일 방문객을 포함하면 사흘 새 3만8000여 명이 몰린 것이다. 견본주택 안은 이곳 저곳을 둘러보느라 분주히 움직이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문의 전화도 업체별로 하루 1500~2000통씩 걸려왔다.

우미건설 양영한 분양팀장은 “방문객들이 동시분양 단지들을 모두 둘러보며 입지 등을 꼼꼼히 비교하는 모습이었다”며 “대출한도 등 금융조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김진현 과장은 “공항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실수요자뿐 아니라 공항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임대수입을 기대하는 서울·수도권 사람도 많았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모두 분양가의 60%까지 대출해주기로 했는데 업체나 주택 크기에 따라 이자후불제·무이자 조건이 다소 다르다. 우미건설의 경우 소형 주택은 이자후불제와 무이자를 각각 30%씩, 중대형에는 60% 모두 무이자로 빌려준다. 한양은 이자후불제 20%, 무이자 40%다.

청라지구 동시분양에 참여한 반도건설 등 3개 업체(2559가구) 견본주택도 마찬가지. 16일 문을 연 이후 사흘간 3만5000명 정도가 찾았다. 분양 담당자들은 “올 상반기 청라지구 분양 때 당첨되지 못한 수요자가 많이 찾는다”며 “전매제한 기간이 1년으로 짧아 전매차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영종·청라지구의 청약일정이 다소 달라 수요자들은 가족끼리 두 곳에 모두 청약할 수 있다. 영종지구가 21일부터, 청라지구는 20일부터 청약 접수한다. 당첨자 발표일은 영종 29일, 청라 28일. 분양가는 3.3㎡당 평균 영종 900만원, 청라 1100만원 선이다.

21일부터 청약 신청을 받는 경기도 광명시 광명e편한세상·센트레빌의 모델하우스에도 지난 주말 1만 명 정도가 붐볐다. 대림산업 김동인 분양소장은 “광명은 물론 인근 서울 지역 등에서 온 실수요자가 대부분”이라며 “DTI 규제 등으로 매매시장이 냉랭해지자 분양시장에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조철현·임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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