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따라 두시간 낯익은 섬 대마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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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뱃길로 두시간반 남짓. 일본 본토보다는 부산에서 훨씬 가까운 곳. 그래선지 '쓰시마' 보다는 '대마도(對馬島)' 라고 부를 때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섬. 대한해협의 거친 파도 때문에 다가서기가 수월치 않고, 일본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로 꼽혀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부산~쓰시마간 대아고속훼리 씨플라워호가 운항되고 있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쓰시마에서 부산까지의 직선 거리는 겨우 49.5㎞. 규슈(九州.1백32㎞)간보다 훨씬 가깝다. 날씨가 좋은 가을과 겨울에는 섬 북쪽 카미쓰시마초(上對馬町)의 한국전망대에서 맨눈으로 부산을 바라볼 수 있다.

지난 91년 서울 남산의 팔각정을 본떠 만든 한국전망대는 자재도 한국산이고 한국인이 직접 건너가 시공해 한국 냄새가 물씬 난다.

전망대에선 부산 야경을 촬영한 대형 사진이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전망대 앞에는 조선 숙종 때인 1703년 쓰시마에 도착하기 직전 갑자기 몰아친 거센 파도 때문에 배가 침몰해 몰사했던 1백8명의 조선 역관을 기리는 조선역관사위령비가 현해탄을 내려보고 있다.

거제도가 정면으로 내려다 보이는 키사카(木坂)전망대도 낯설지 않다. 한국과 일본의 뱃길 한복판에 자리잡은 지리적 위치 때문인지 쓰시마는 옛부터 일본 내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곳으로 불린다.

조선시대 통신사들의 잦은 발걸음을 물론, 선사시대부터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흔적도 많다. 에도(江戶) 시절 우리나라에서 들여와 방사해 섬 전역에 퍼져 살고있는 '고려꿩' 을 비롯해 각종 동식물 가운데 상당수가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대륙계다.

민속박물관에서 보는 옛 생활모습도 우리와 비슷하다. 또 구한말의 대유학자이자 항일운동가인 최익현 선생이 유배당했다 순국한 것을 기리는 순국비는 찾는 이를 숙연케 한다.

조선시대 때의 문화교류를 상징하는 조선통신사의 자취도 짙게 남아있다. 매년 8월 첫째 주말에 벌어지는 아리랑 대축제는 통신사의 행렬을 재현하는 행사다. 쓰시마에서 '조선의 자취' 외에 눈여겨 볼 것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청정해역과 울창한 원시림. 해안도로와 원시림을 번갈아 마주치는 드라이브코스도 일품이다.

일본여행센터(02-774-4114)에서는 쓰시마 문화탐방 여행상품(2박3일)을 판매하고 있다.

매주 월.수요일 오전 10시30분 부산을 출발하며 참가비는 43만9천원.

쓰시마 〓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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