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부작용 증세엔 한약 먹으면 큰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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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약이 항암제가 유발하는 부작용의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의학연구원 주최로 열린 '99 한방치료기술개발 연구결과 발표회' 에서 경희대 한의대 김혜정 교수팀은 항암제를 맞아 면역성이 억제된 흰쥐에게 사군자탕(四君子湯)과 사물탕(四物湯)을 투여한 결과 면역성이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김교수는 항암제이자 면역억제제인 '메소트렉세이트' 를 투여해 면역기능을 떨어뜨린 흰쥐에게 기를 보하는 사군자탕과 혈을 보하는 사물탕을 투여하고 면역력의 중요 지표인 'CD4+ T' 세포를 관찰했다는 것. 이 결과 항암제 투여 후 줄어들었던 'CD4+ T' 세포수가 사군자탕과 사물탕 투여 후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되는 면역기능회복 효과를 나타났다.

김교수는 "두 가지 처방 중 사군자탕의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 말했다. 또 같은 항암제를 투여해 면역기능 저하를 유발한 흰쥐에 기를 보하는 보중익기탕을 투여한 결과 역시 면역기능이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보중익기탕의 대표성분인 인삼과 황기 약침만 투여한 경우에도 효과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보중익기탕.인삼.황기약침 중에서는 황기약침의 효과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김교수는 "이들 한약은 기와 혈을 보하는 대표적인 처방" 이라고 밝히고 "따라서 항암제와 한약제를 암환자에게 동시에 투여하면 항암제가 암세포를 직접 파괴하면서 한약은 신체의 자연치유력을 높여줘 더욱 효과적일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발표회에서는 ▶경산대 한의대 양재하 교수팀이 코카인에 중독된 쥐의 신문.소해혈 등 두 곳의 경혈에 침을 놓은 결과 중독에 의한 코카인 섭취량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으며 ▶동국대 한의대 이명종 교수팀은 벌침에 들어있는 독인 봉독(蜂毒)을 중풍으로 신체 한쪽이 마비된 환자에게 8주 동안 투여한 결과 중풍환자의 근육위축에 효과적이었음을 보고하는 등 모두 74개의 한방 치료관련 연구들이 발표됐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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