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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다음 타깃은 파키스탄 언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슬람 무장 반군세력인 탈레반이 파키스탄 정부군과 경찰을 공격하며 게릴라전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에서 방어 위주의 무장투쟁을 해왔던 탈레반이 최근 들어 대도시로 진출해 동시다발 공격과 자살폭탄 테러를 벌이며 공세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나 지역 무장세력과도 공조해 공격 강도가 거세졌다. 뉴욕 타임스(NYT)는 16일 “잇따른 테러 공격은 탈레반과 알카에다, 펀자브주 무장세력이 정부 전복을 위해 연대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일간 ‘더 뉴스’는 이날 정보기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의 다음 테러 목표물은 군경에 이어 방송국·인쇄매체·프레스클럽 등 언론 관련 기관이 될 것”이라며 “탈레반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정부 고위 관리를 공격하거나 스쿨버스를 납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이 ‘제2의 아프간’이 될 경우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해 군사·경제적 지원을 늘리고 있다.

◆오바마, 75억 달러 지원 승인=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경제 재건을 위해 5년간 75억 달러(약 8조7000억원)를 지원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돈은 학교·도로·농업시설·발전소 등을 짓는 데 쓰인다. 그러나 무장세력에 지원하지 못하도록 단서를 달았다. 그러자 파키스탄 군과 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잇따르는 탈레반의 공공기관 테러=16일 북서 변경주 주도인 페샤와르 시내에서 폭탄 테러 2건이 잇따라 발생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전날에는 펀자브주의 주도인 라호르의 연방수사국(FIA) 지국 등 4곳이 동시 공격을 받아 경찰과 보안요원 등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의 새 지도자 하키물라 마흐수드가 지난 4일 자신의 전임자를 숨지게 한 미군의 무인폭격기 공격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한 뒤 테러 공격이 잇따르며 160명 이상이 숨졌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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