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4.마을신문-독자 목소리는 사회의 거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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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 이웃들의 소식을 전하는 마을신문이 나날이 늘고 있다. 시청이나 구청에서 발행하는 신문 외에도 학생이나 주부 등 주민들이 자신들의 눈으로 보고 느낀 점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내는 마을신문의 제작은 민주시민의 자질을 기르는데도 매우 바람직한 활동. 이때 신문의 독자페이지처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지면을 만들면 더욱 효과적이다.

마을신문에 실을 만한 기사는 어떤 것인지와 함께 독자페이지와 관련해 해봄직한 NIE 활동들을 알아본다.

흔히 신문에는 기자들이 쓴 '기사' 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사면 못지않게 중요한 지면이 바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의 의견을 정리해 실은 사람페이지다.

연령.성별.직업.취미.인생관 등이 천차만별인 독자들이 신문을 읽고난 느낌부터 사회 전반에 대한 분석까지 실로 다양한 내용의 의견을 보낸다.

이러한 독자들의 반응은 사회를 읽는 훌륭한 바로미터의 역할을 한다. 심지어 언론사의 미래는 독자들의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여 활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도 있다.

매스컴이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던 '일방향' 시대는 이미 지났다. 날이 갈수록 독자들의 의견을 심도있게 반영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이 중요시되고 있다.

전화.편지.팩스.통신.인터넷 등으로 접수되는 독자들의 목소리는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일상에서 느끼는 기쁨▶신문에 대한 분석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겪는 부당함에 대한 하소연. 중앙일보 오피니언 페이지에 실리는 '시민의 쓴소리' 가 바로 그런 종류다.

이런 내용이 신문에 실리면 해당 기관, 특히 국가기관에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부에서는 국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각 부처의 민원실.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을 두고 있으나 그것만으론 미흡한 만큼 신문의 독자페이지는 정부가 국민들의 어려운 실상을 알게 되는 좋은 창구다.

독자코너에 정부 관계기관이 '…에 답합니다' 라는 식으로 해명하는 투고가 종종 실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정부와 국민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신문의 중요한 기능이다.

독자 한 사람의 개인적인 사연이라 할지라도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 판단이 서면 신문사의 해당 부서에서는 보충취재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기사로 다루기도 한다. 그럴 경우 파장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이다.

두번째로는 독자 수필이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잔잔한 감동을 적어 보내는 이런 투고들은 우리 이웃의 정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눈여겨 읽는 독자가 많다. 즉 열독률이 높다. 특히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서 사건 사고 위주의 사회면보다는 따뜻한 얘기를 읽고 싶다는 독자들이 많다.

중앙일보의 '삶의 기쁨' 은 그 대표적인 사례. 이웃끼리 오순도순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이 실린 경우, '그 동네가 어디냐, 거기서 살고싶다' 는 전화가 신문사에 걸려오기도 한다.

세번째는 신문기사에 대한 분석이다.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언론의 정보독점이 무너지면서 언론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사건을 접하는 독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럴 경우 신문의 사소한 실수 때문에 신문 전체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에 금이 갈 수도 있다. 중앙일보의 경우 전국 각계각층의 인사 30명을 선발, 매일 신문을 읽고 보고서를 보내는 '독자모니터' 제도를 6년째 운영하고 있다.

또 매달 한차례씩 독자들로 구성된 독자위원회가 취재 부서장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독자들의 의견을 심도있게 받아들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자위원회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신문에 실어 일반 독자들에게 낱낱이 알리는 등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21세기에는 시민사회가 더욱 활성화되면서 일반 시민들의 사회참여가 점점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독자페이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NIE 페이지를 함께 만든 사람들]

▶중앙일보 전문기자〓김경희 witizn@joongang.co.kr

▶교사〓권영부(서울동북고), 김영학(경기화정중), 심옥령(서울영훈초등), 오혜경(서울동덕여중), 이기백(서울경성고), 이정균(경기성신초등), 허병두(서울숭문고)

▶교육전문가〓김지환(만화.창조.교육연구소장), 정태선(활동중심언어교육연구소장)

▶학부모〓박혜경

▶NIE도우미(홈페이지 제작)〓김민정.손정완.이유성.홍은정(한양대 정보사회학과)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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