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과학대 캠퍼스 관리권 놓고 충북대와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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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충북 청주시 사창동의 국립 청주과학대가 괴산군 증평읍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존 캠퍼스에 대한 관리권을 놓고 이 학교와 인접한 충북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기득권을 주장하는 과학대는 관리권 고수를 충북대는 빌려준 학교부지 환수 차원에서 관리권 이양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 모두 드러내놓고 상대방을 공격하지는 않은 채 교육부를 상대로 물밑 로비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발전을 위해 캠퍼스 이전을 택한 청주과학대는 96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최근 건물신축 등 대부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2월 완전히 이사할 예정이다. 일부학과는 11월부터 이곳에서 강의를 시작한다.

충북대는 학교 경영대쪽 중문과 연결된 이 학교 캠퍼스의 관리권을 이양받아 일부 단과대를 이전하고 사회교육원과 기숙사 등으로 활용키로 하고 최근 교육부에 관리기관 변경지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대가 과학대 캠퍼스를 '호시탐탐' 노리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77년 청주시 영동에서 이곳 사창동으로 이전할 당시 충북대는 '불필요시 반환한다' 는 조건으로 부지 3천평을 무상으로 제공했으며 92년에도 건물신축에 필요한 부지를 추가 제공해 과학대 부지 6천1백평 중 3천8백80평이 충북대 소유라는 것이다. 아예 마스터플랜에도 이의 활용계획을 집어넣었다.

그러나 과학대측은 제2캠퍼스로서 평생교육원, 부설유치원, 어학실습실로 활용하겠다는 구상. 과학대 관계자는 "충북대의 관리권 이양은 말도 안되는 소리" 라며 관리권 고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대측은 과학대를 자극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접수하는' 묘수를 찾기 위해 고민 중이다.

결국 양자간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어서 교육부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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