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가서명] 무엇이 얼마나 싸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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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내리는 유럽산 먹을거리=FTA가 발효되면 유럽산 와인에 붙는 15%의 관세가 즉시 사라진다. 실제 소비자가격 하락폭이 어느 정도 될지는 수입회사의 가격정책에 달려 있지만 대체로 업계에선 와인 가격이 13%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와인 무통 카데의 경우 소비자가격이 대략 3만6000~4만원 선인데 3만1000원 선까지 내려갈 수 있는 셈이다.

위스키 관세(20%)도 없어진다. 페르노리카코리아 유호성 홍보팀장은 “관세 철폐 시 15% 정도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며 “임페리얼 12년산(500mL)의 경우 대형 마트 기준으로 현재 2만8000원 선에서 2만4000원 정도로 싸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품목은 오래 기다려야=유럽산 제품의 경쟁력이 강해 관세 없이 수입되면 국내 생산자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품목은 관세철폐 시기를 뒤로 늦췄다. 돼지고기와 낙농제품이 대표적이다.

유럽산 냉동 삼겹살은 이미 국내 시장의 77.4%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유럽산 냉동 돼지고기의 관세(25%) 철폐 기간을 10년으로 넉넉하게 늘려 잡았다. 치즈(관세율 36%)는 15년 내로, 조제분유(36~40%)·버터(89%)는 10년 내로 관세철폐 기간을 정했다. 무관세로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과거 수입 실적을 고려해 무관세 물량(TRQ)을 정하기로 했다. EU 측 관심품목이었던 조제 골뱅이(관세율 20%)는 5년 안에 관세가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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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유럽 차 싸진다=국내에 수입되는 유럽산 중형·대형 승용차(배기량 1500cc 초과)는 3년 내, 소형 승용차(1500cc 이하)는 5년 내에 관세(8%)가 사라진다. 수입차 업계에선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7~10% 정도의 인하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베스트셀러인 BMW528은 6700만원대에서 6200만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 이미 국내 수입차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독일차의 강세가 더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수입관세(8%) 또한 5년 내에 철폐되는 만큼 친환경 유럽 소형차의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경호·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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