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피플] 코오롱상사 권혁호 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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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코오롱상사 남성복사업부 품질관리팀의 권혁호(權赫鎬.31)대리는 이달초 아주 '특별한' 상을 받았다.

한국인으론 처음으로 미국 하버드 대학으로부터 '노벨상' 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식 노벨상은 아니다.

하버드대는 지난 91년부터 매년 과학.기술 등 10개 분야에서 이색적이고 기발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나 단체에게 'Ig 노벨상' 이란 명칭의 상을 주고 있다.

다마고치를 개발한 일본의 반다이사나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해 자살률을 낮춘 미 게티스버그대 등이 역대 수상자들. 상장은 있지만 상금은 없다.

權대리는 올초 '향기나는 신사복' 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 상을 받게 됐다.

이 기능성 양복은 원단 안감 등에 1천분의1㎜ 크기의 미세한 캡슐들을 코팅해 몸을 움직일때마다 원단에서 솔잎향.쟈스민향 등 천연향이 스며나오게 한 것이다.

이 제품은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향기치료법(아로마 테라피)과 맞물려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만 등 아시아계 바이어로부터의 주문이 밀려들었고 국내에선 '맨스타' 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언론은 물론 AP통신.로이터통신.CNN 등 해외 주요 언론에도 화제 상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權대리의 '히트작' 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7년 전자파 차단 휴대전화 주머니가 달린 신사복을 선보여 신사복 '헬스 마케팅' 의 장을 열었으며 같은 해엔 세라믹 원적외선을 옷감에 도포한 신사복으로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곧 황토 효능을 접목시킨 '황토 신사복' 도 내놓을 계획인 그는 사내에서 '패션 발명왕' 으로 통한다.

權대리가 경북대 염색공학과를 졸업하고 코오롱 상사에 입사한 것은 지난 95년 1월. 입사하자마자 남성복사업부 품질관리팀에 배치됐으나 단순히 품질관리에 만족하지 않고 뭔가 색다른 신사복을 궁리하는 데 몰두했다.

시키지도 않은 연구개발 임무를 자청했던 것. 그 는 "소비자들이 무얼 원하는 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다보니 좋은 결실이 있었던 것 같다" 고 말했다.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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