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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결승골 … 허정무팀 26경기 불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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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기성용(왼쪽)이 선취골을 넣고 있다. 기성용은 전반 42분 이청용의 어시스트를 받아 대포알 같은 슛을 성공시켰다. [연합뉴스]

허정무호의 가는 길에 거칠 것은 없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세네갈을 꺾고 A매치 26경기 연속 무패(14승 12무)의 상승가도를 내달렸다.

해외파와 국내파가 절묘하게 녹아들고 신예와 베테랑이 힘을 모았다. 한국 축구의 인재 풀이 점점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경기였다.

한국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기성용(20·서울)의 선제골과 후반 오범석(25·울산)의 추가골을 묶어 2-0으로 승리했다.

◆이청용-기성용 ‘상암의 추억’=한국은 전반 박주영(모나코)과 이근호(이와타)를 투 스트라이커로 세웠다. 미드필드 왼쪽에는 박지성(맨유), 오른쪽엔 이청용(볼턴)의 ‘프리미어리그 듀오’가 나섰다. 3년 만에 대표팀에 뽑힌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가운데 이영표(알 힐랄)가 왼쪽을 책임졌다. 골키퍼와 중앙 수비, 중앙 미드필더는 국내파, 나머지는 해외파로 채워졌다.

한국은 활발한 측면 돌파와 정교한 중앙 공격을 적절히 섞어 쓰며 세네갈을 압박했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넘치는 자신감을 앞세워 과감한 돌파로 찬스를 만들었다. 박주영과 이근호는 뛰어난 호흡을 과시하며 전방을 휘저었다.

전반 27분, 아크 정면 프리킥을 박주영이 절묘하게 감아 찼지만 볼은 골대와 골키퍼를 잇따라 맞히고 아웃됐다. 한국의 선제골은 전반 42분에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터치 라인을 타고 40m를 질주한 이청용이 중앙으로 쇄도하는 기성용에게 연결했고 기성용이 벼락같은 왼발 슛으로 오른쪽 골 네트를 진동시켰다. 올여름까지 FC 서울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달렸던 ‘절친’ 이청용과 기성용이 합작한 명품이었다.

◆돌아온 차두리 ‘난 수비수’=후반 시작하면서 허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김정우(성남)를 빼고 김남일(고베)과 조원희(위건)를 투입했다. 이근호 대신 설기현(풀럼)도 투입했다.

4-4-2 포메이션을 원톱 박주영 아래 박지성을 배치하는 4-2-3-1로 바꿨다. 이른바 ‘박지성 시프트’였다. 허 감독은 후반 중반 박주영 자리에 설기현을 넣고, 왼쪽 윙 포워드에 염기훈(울산)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카드를 시험했다.

후반 32분 차두리와 교체 투입된 오범석이 그라운드에 나선 지 3분 만에 쐐기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이청용이 절묘하게 찔러준 볼을 사각에서 오범석이 슈팅했고 볼은 수비수와 골대를 차례로 맞고 골 네트에 감겼다. 허정무팀 ‘도움왕’ 이청용이 7번째 어시스트를 올리는 순간이었다.

이날 가장 큰 관심과 많은 박수를 받은 선수는 차두리였다. 그는 압도적인 ‘하드웨어’와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공격수를 압도했다. ‘공격수도 아니고 수비수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의 3년 전과는 달리 수비수의 역할과 임무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차두리였다.

후반 32분 오범석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벗어나면서 차두리는 박수를 치며 3년 만의 대표팀 복귀를 자축했다.

대표팀은 11월 15일 원정 경기로 덴마크와 평가전을 갖는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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