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도’ 흑1은 바보짓. 백A가 귀의 사활에 선수여서 퇴로가 확보된 백은 마음 놓고 2로 끊을 수 있다. ‘악’ 하고 비명소리가 나는 순간이다. 허영호 7단은 지뢰를 피하듯 조심스럽게 물러나 95로 밀고 들어갔다. 공격적이며 큰 곳. 그러나 위쪽에서 뭔가 뜻대로 되지 않은 데 대한 보복적인 감정도 살짝 섞인 수다. 허영호가 좀 더 냉정했더라면 우상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바로 알았을 것이다.
98의 침공이 강렬했다. 허영호도 순간 가슴이 뜨끔했다고 고백한다. 칼을 뽑아 하변 일대를 다 잡으러 가고 싶지만 우변 흑도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참지 않을 수 없다. 용기를 따진다면 우세한 쪽은 불리한 쪽에 상대가 안 된다. 99-102까지 해결했는데 엄청나게 당했다. 게다가 흑은 아직도 뭔가 가일수가 필요해 혹 계가가 위태로워졌는지 궁금할 지경이다(90-패때림).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