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창배 세계여자바둑] 조혜연 8강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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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14세의 소녀기사 조혜연2단이 중국과 일본의 강자를 연파하고 세계 8강에 진출, 세계여류바둑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조2단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1회흥창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본선에서 중국의 양후이(楊暉)8단과 일본의 요시다 미카(吉田美香)6단을 모두 불계로 격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시드를 받아 2회전에 자동 진출한 이지현2단(20)도 이번대회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일본의 여류기성 고바야시 이즈미(小林泉美)3단을 불계로 격파하고 8강에 합류했고 자타가 공인하는 여류최강자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도 캐나다의 허샤오런(何曉任)5단을 불계로 꺾고 우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의 '히든 카드' 로 기대를 모았던 박지은2단(16)은 1회전에서 중국의 예꾸이(葉桂)5단을 9집반차로 물리쳤으나 2회전에서 일본의 오카다 유미코(岡田結美子)4단에게 아쉽게 불계패하고 말았다.

7개국에서 24명의 강자들이 출전한 이번 흥창배는 보해배의 뒤를 이어 주식회사 흥창(회장 손정수)의 후원으로 새로 창설된 세계여류대회. 한국은 올해부터 한국기원 객원기사가 된 루이9단을 필두로 10명의 기사가 출전하여 3명이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여류바둑의 강자 중국도 우승후보 펑윈(豊雲)9단과 실질적인 에이스로 꼽히는 리춘화(黎春華)3단, 화세밍(華學明)7단등 3명이 3회전에 나섰고 일본은 박지은을 꺾은 오카다4단과 고야마 테루미(小山榮美)5단 2명이 8강에 올랐다.

8강전은 루이9단대 리춘화3단, 이지현2단대 오카다4단, 조혜연2단대 펑윈9단, 화세밍7단대 고야마5단이 각각 대진한다.

이번 대회는 한국 어린 낭자들의 실력 향상이 돋보인다. 10대가 주축을 이룬 한국은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양상이었으나 이번 대회부터 드디어 호각의 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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